[수하르토 후계자는 누구?]온건개혁파 위란토 유력

  • 입력 1998년 5월 20일 20시 05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이 19일 조기총선 후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후계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하르토는 일단 시간을 벌면서 퇴임 후의 안전판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암중모색 속에서 이루어질 후계자 구도의 첫 손가락에는 아무래도 군부가 꼽히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위란토 국방장관겸 통합군사령관(50). 위란토는 18일 하르모코 국회의장의 수하르토 하야촉구 성명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개혁위원회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 수하르토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의 온건개혁노선은 군부는 물론 인도네시아의 급격한 변화를 원치 않는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어 대권승계 경쟁에서 일단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부 원로인 트리 수트리스노 전부통령(60)의 부상을 점치는 시각도 있으나 최근 수하르토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점이 변수가 되고 있다.

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부통령(62)이 헌법규정에 따라 과도정부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 정국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 군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군부의 용인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수하르토의 개혁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반정부 인사들의 입지는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2천8백만명의 회원을 가진 제2 이슬람교 단체 무하마디야의 지도자 아미엔 라이스(54)도 승계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3월 대선에서 대권 도전의사를 밝히기도 했던 그는 14일 전직관리 변호사 인권운동가 학자 등 50여명으로 ‘국민위원회’라는 수권 민주화단체를 창립, 세력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3천만명의 최대 이슬람 조직인 ‘나드라툴 울라마’를 이끄는 압두라흐만 와히드(57)도 거론되고 있다. 막사이사이상의 수상자인 그는 정치적 야심보다는 난국 수습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카르노 초대대통령의 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1)는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으나 이번 인도네시아 사태에서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한데다 후원조직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그러나 수하르토의 정치개혁일정이 1년이상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의외의 인물이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유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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