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癌완치제」美대륙 발칵…임상실험 자원환자 폭증

  • 입력 1998년 5월 5일 20시 15분


“나를 실험대상으로 삼아달라.”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암종양을 완벽하게 제거한 암 시약품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자 시약품을 개발한 엔터메드사와 암전문의들에게 미국인들의 안타까운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5일 암에 걸린 부유한 환자로부터 “아무리 큰돈이 들더라도 관계없으니 나를 실험대상에 넣어줄 수 없느냐”는 전화를 받았다는 한 의사의

말을전하며 아직 인체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시약품에 대해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직원수가 50명에 불과한 엔터메드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시약품들이 암종양 자체의 박멸에 치중하다 실패한 데 반해 이 회사가 개발한 암치료 시약품 앤지오스태틴과 엔도스태틴은 암종양의 성장과 확산의 경로가 되는 혈관의 성장을 봉쇄한다.임상실험을 거쳐 인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난다고 해도 실제 시판에 이르기까지는 몇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생명이 꺼져가는 말기 암환자들이 절박한 심정에서 실험을 자원하고 있는 것.

포크만교수는 세계적인 반응과 갑작스러운 수요에 놀라면서 “쥐를 대상으로 한 약품이 인체에 대해서는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는 또 효과가 있더라도 혈관성장이 완성된 성인의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어린이와 태아는 혈관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터메드의 할러데이회장도 “쥐에서 사람으로 가기까지는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모두 암으로 잃었다. 뉴욕타임스도 15년전 쥐의 임상실험에서 암종양의 특효약으로 발표된 시약품이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판명난 적이 있다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러나 뉴욕의 나스닥(주식시장)에서는 남성용 발기불능치료제 비아그라를 개발한 파이저사의 성공에 고무돼 엔터메드의 주가가 12달러에서 52달러로 하루에 4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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