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自-포드 제휴의미]기아自 공동인수 구체화할듯

  • 입력 1998년 3월 11일 20시 10분


삼성자동차와 미국 포드사간 전략적 제휴가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삼성자동차는 자동차 후발업체라는 약점을 보완하고 포드는 한국시장과 아시아지역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전략적 제휴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포드가 대주주로 있는 기아자동차 인수로 귀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삼성측 이득〓삼성그룹은 포드를 끌어들임으로써 2002년까지 2조원가량 더 투입해야할 자동차사업의 자금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으며 그동안 논란이 돼온 자동차사업 포기 가능성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다.

삼성은 특히 기아자동차의 대주주인 포드와 손을 잡음으로써 오랜 숙원이었던 기아자동차 인수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이와함께 삼성은 최근 내놓은 중형승용차 SM5시리즈의 후속모델을 놓고 기술제휴선인 닛산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었으나 포드의 월드카를 국내 생산하기로 함으로써 후속모델 고민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동안 큰 고민거리중 하나였던 자동차부품 협력업체 확보문제도 이번에 포드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기로 합의,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삼성은 포드와 공동생산을 하게 되면 현재 24만대, 2002년 50만대로 계획했던 생산설비를 대폭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따라 삼성은 가뜩이나 과잉공급인 국내 자동차업계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자기 생존을 위해 해외업체를 끌어들여 국내 시장을 내주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포드측 이득〓포드는 그동안 전략적 기지로 삼았던 기아자동차의 부도로 고심하다 삼성과 손을 잡음으로써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포드 입장에서는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특히 삼성자동차를 통해 월드카를 직접 생산하게 되면 세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것으로 알려진 한국시장의 높은 장벽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드는 양사 합작으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고 자동차판매회사 할부금융회사를 합작설립하기로 해 부품에서 생산 판매까지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사업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포드는 삼성과의 제휴이외에도 현재 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인 한라공조의 지분확대를 추진중이며 삼성과 기아자동차 공동인수 문제를 놓고 신중히 검토중이다.

포드의 이같은 우회진출에 이어 GM은 대우자동차와 제휴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크라이슬러도 제휴선을 적극 물색하고 있어 미국 자동차업계의 빅3가 한국 시장을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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