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총선 5개월 대장정]1일부터 개표…인민당 선두

  • 입력 1998년 3월 2일 20시 08분


4차례에 나뉘어 실시되는 인도 총선이 5개 선거구만 남겨놓은 채 사실상 막을 내리고 2일부터 개표에 들어갔다.

1일 실시된 출구조사에 따르면 예상대로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제 1당인 인도인민당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간디집안이 주도하고 있는 제2당인 국민회의당이 지난번처럼 13개 소수정당의 모임인 연립전선과 손잡을 경우 또다시 정정은 불안해 진다.

인도 총선은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라는 명성에 걸맞게 투표에서 개표까지 5개월이나 걸리는 등 그 규모가 엄청나다.

우선 유권자수만 무려 6억5백만명으로 미국인구의 2.5배. 이들은 25개주와 7개 연방직할구역에서 5백45명의 하원의원중 5백43명을 뽑는다. 나머지 2석은 임명직.선거에 참여하는 정당만 해도 전국적 정당이 7개, 지역정당이 35개에다 군소 정당도 4백개가 넘는다.

연정붕괴로 예정보다 3년 일찍 실시된 이번 총선에는 4천6백93명이 출마했다. 1만3천8백86명이 출마, 세계 선거 사상 유례없이 많은 후보가 나왔던 96년 총선에 비하면 70%나 줄어든 셈이다. 이는 정부가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후보등록비를 5백루피(한화 약 20만원)에서 1천루피(한화 약 40만원)로 올렸기 때문.

전국에 세워진 투표소는 90만개소. 원칙적으로는 3㎞마다 투표소를 하나씩 두게 돼 있으나 사막, 산간지대의 경우 아예 투표소를 만들지 않아 투표를 못하는 마을도 부지기수다. 한 예로 사막지대인 라자스탄주(州)에 있는 순드라 마을 주민은 인도 독립 후 50년간 단 한번도 투표를 해본 적이 없다.

한편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첨단 선거운동이 한창인가 하면 또다른 곳에서는 아직도 코끼리등 ‘원시적인 이동수단’에 의지해 투표함을 운반해야 하는 것도 인도의 독특한 선거 현실.

인도 총선의 또다른 특징은 투표일이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2월 16일, 22일, 28일 그리고 3월 7일 등 4차례로 나뉘어 치러진다.

투표가 분산실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안 때문. 총선때마다 부정투표, 종교갈등, 분리독립 요구 등으로 발생하는 유혈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소에 경찰을 배치한 뒤 선거를 하기 때문. 이번 선거 기간 전국에서 동원된 경찰력은 3백만명이나 됐다.

종교적인 이유와 기후 등 환경 요인도 분산 투표 이유. 기독교신자가 많은 다드라나가르하벨리주의 경우 일요일인 2월 22일 대신 23일에 선거가 치러졌다. 또 눈으로 뒤덮인 북부 히말라야 산간 지방의 2개 선거구는 날씨가 풀리는 6월 하순경에 투표한다.대략적인 정당별 선거결과는 4일경이면 알수 있다. 그러나 6월 21일에 실시되는 마지막 2개 선거구의 결과까지 최종집계하려면 첫투표부터 마지막 개표까지 무려 다섯달이 걸리는 셈이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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