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전문가 조언]한국경제 대수술 계기돼야

  • 입력 1997년 11월 24일 20시 09분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에게 구원의 천사인가, 경제주권을 빼앗는 권력자인가. IMF 근무경험이 있는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차제에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병폐를 뜯어고치겠다는 심정으로 그들의 요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IMF를 보는 시각〓일각에서는 IMF가 미국의 영향권에 있는 국제기구인 점을 들어 이번 구제금융 지원을 미끼로 자동차 금융부문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재정경제원 변양호(邊陽浩)정책조정 과장은 그러나 『IMF 실무협의단은 본부로부터 재량권을 거의 위임받으며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성향이 없다』며 『산업정책에까지 관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김성민(金聖民)공개시장과장도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은 대단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외국인 투자가와 IMF의 견해가 일치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회생과 정상화가 이번 구제금융의 최대 목표인 만큼 적극 협조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협상자세〓한은 김과장은 『IMF 구제금융은 공여 자체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그 이후의 실질적인 외화공급은 국제 금융시장의 큰손, 즉 외국인투자가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고려대 이종화(李鍾和·경제학과)교수는 『IMF의 정책간섭은 실업 등 여러 부문에서 정치권 및 정책당국과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위기대처 능력이 없다고 시인한 만큼 IMF의 요구조건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접근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여론 및 정치권의 요구에 밀려 대결국면을 초래하면 칼자루를 쥔 IMF측의 협조는 커녕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신인도만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IMF는 국제수지 적자 축소 등 중장기목표를 위해 실업 등 단기적인 충격에 큰 관심을 두지않을 게 확실한 만큼 긴축 요구에 너무 과민 반응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이강운·박래정·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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