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지원」 각계 반응]『경제위기 타개위해 불가피』

  • 입력 1997년 11월 21일 19시 48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데 대해 경제계는 『국가의 위신이 크게 떨어진 치욕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우리나라가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 정부 긴축재정 솔선해야 ◇ ▼윤병철(尹炳哲)하나은행 회장〓불가피한 조치다. IMF의 지원을 받으면 외국의 간섭을 받게 된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IMF는 금융지원을 하면서 △산업구조조정 △부실해소 △긴축재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앞으로 정부가 솔선하고 모든 기업과 국민이 고통을 함께 분담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 전화위복 계기 삼았으면 ◇ ▼최우석(崔禹錫)삼성경제연구소장〓지금 형편으로 볼 때 IMF 지원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국가가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이번의 치욕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재도약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산업구조와 금융산업구조를 개혁해야 하지만 그런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으므로 타율적으로라도 하게 되는 셈이다. ◇ 금융시장 일단 안정될것 ◇ ▼이한구(李漢久)대우경제연구소장〓지난번 금융시장 안정대책에서 빠진 알맹이가 채워진 느낌이다. 구제금융의 효과는 금액 기간 등 여러조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기업들의 외자도입도 활발해질 것이다. IMF가 긴축재정 및 금융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이 유력해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들은 상당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환차손 및 내수시장 위축으로 체질이 허약한 기업들은 추가부도 위기를 맞게되고 우량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여 기업간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 ▼한근환(韓瑾煥)신한종합금융 사장〓위기인 동시에 기회라는 양면성이 있지만 긍정적인 조치다. IMF 지원을 계기로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올라갈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물가와 실업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지금은 우리가 재도약을 하기 위해 움츠리고 군살을 빼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 단기대책으로 유일한 대안 ◇ ▼이근식(李根植)서울시립대교수〓단기대책으로는 유일한 대안이다. 매우 창피한 일이고 경제주권을 잃고 종속적 구조가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재의 세계화 체제에서는 무의미한 얘기다. IMF가 금융개혁 정보공개 등을 요구하겠지만 그것은 어차피 해야할 일이다. 외화를 몇백억달러 빌린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당장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몇년간은 불황이 계속될 것이다. ◇ 규제완화-구조조정 기대 ◇ ▼성영소(成榮紹)쌍용그룹 비서실 부사장〓좀 더 일찍 IMF지원을 받아들였으면 지원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자율적으로 펴지 못한 규제완화와 산업구조조정을 IMF라는 감독자를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들을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 〈박래정·이희성·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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