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니일행 방북]한반도 「불의의 긴장」 예방

  • 입력 1997년 7월 15일 20시 11분


제임스 레이니 전주한미대사와 샘 넌 전상원 군사위원장은 빌 클린턴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미 국무부나 한국정부는 『북한측의 초청을 받아 개인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방북계획에 백악관이 직접 개입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백악관 안보회의(NSC)가 모든 사항을 점검했다』고 귀띔했다. 백악관이 레이니 전대사 일행의 방북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는 재미변호사 金碩漢(김석한)씨를 방북단에 포함시킨 것을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김씨는 통상문제 전문가이기는 하나 평소 한반도문제에 이해가 깊어 레이니 전대사 일행과 북한 지도부 사이에 「의사소통의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방북목적은 한반도 긴장관리와 북―미관계 개선으로 요약된다. 남북한이 4자회담 예비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해도 한반도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불안정성은 黃長燁(황장엽)씨의 망명과 그의 「북한 전쟁준비」 발언으로 최근 더 커졌다. 게다가 양측은 지금 정치적 변화의 와중에 있다. 남한은 대통령선거, 북한은 주석직 승계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속에서 미국은 서로의 오해나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불필요하게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지난해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때도 미국은 이런 역할을 자임했었다. 레이니 전대사 일행은 북한 지도부에 대해 바로 이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붕괴가 아니라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돕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북한의 4자회담 참여를 촉구하고 『북한이 4자회담에 참여하면 이에 대한 대가로 얻는 정치적 경제적 이익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들의 방북은 또 클린턴 행정부의 북―미관계 개선의지와 직결된다. 미국은 이미 4자회담의 진전속도에 맞춰 북―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준비를 끝낸 상태다. 현안인 유해발굴 작업이나 미사일협상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북한이 화답(和答)을 한다면 북―미관계 진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