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예비회담 성사의미-전망]궤도오른「한반도 평화논의」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남북한과 미국이 1일(한국시간) 4자회담의 예비회담 개최를 확정지음으로써 韓美(한미) 양국이 지난해 4월 제의했던 이 회담은 이제 비로소 가시권에 들어서게 됐다. 북한의 「4자회담 인정(認定)」으로 이 회담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틀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뒤편에 물러나 있던 중국이 예비회담부터는 본격적으로 참가하게 된다는 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6.25전쟁과 정전협정의 주요 당사국들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지난 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44년만에 한데 모여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북한이 지난 91년 「자력(自力)」으로 일궈낸 남북기본합의서를 제대로 이행치 못하고 남북문제 해결에 주변강대국의 「도움」을 받게 됐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예비회담 또는 4자회담에서의 합의사항이 「국제적인 보장」을 받게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당장 내달 5일로 다가온 예비회담이 순탄한 항해를 하리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않다.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본회담 의제를 정하는 예비회담에서부터 남북한의 격돌이 예상된다. 북한은 본회담 의제와 관련, 남북간에는 이미 기본합의서에 따른 불가침선언이 있으므로 北―美(북―미)간 평화협정(또는 그 이전단계로 잠정협정)체결문제를 주요의제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전협정의 존재 자체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제기할 공산도 크다. 반면 정부는 평화체제 구축문제는 북―미가 아닌 남북한 당사자간에 논의돼야 하며 평화체제 수립전까지 현 정전협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본회담의 의제에서 배제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두번째로 북한이 4자회담 이전 식량지원보장 요구를 철회하지 않은 점도 예비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때문에 예비회담이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이며 본회담도 올해내에 성사되기 어렵다는 것이 대부분 정부당국자들의 예상이다. 〈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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