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귀속/中 21C진로]경제공룡 『美추월』 야심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지난 5월초 포드, 보잉사 등 미국의 20대 기업 대표 29명이 워싱턴에 모였다. 자국정부에 「중국에 최혜국대우(MFN)를 연장해 주라」고 로비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이 중국을 위한 로비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중국은 『MFN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중국시장을 상실, 미국내 20만개의 기업과 수십만 근로자가 일손을 놓아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중국이 유럽에서 에어버스 1백대, 40억달러어치를 구매한다」는 보도도 그쯤에 나왔다. 12억 인구의 엄청난 구매력 앞에 미국은 굴복, 지난달 미의회 표결에서 대중(對中)MFN은 연장됐다. 급성장하는 경제규모와 교역량, 전세계인구의 5분의 1을 점하는 방대한 시장, 풍부한 천연자원과 기술…. 이 모두가 중국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이다. 중국은 개혁 개방을 단행한 78년이래 8∼10%의 고도 성장을 거듭, 96년 국민총생산(GNP)은 80년의 4배인 7천6백17억달러(6백77조9천억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10년이내에 GNP를 다시 4배로 불려놓겠다는 야심이다. 여기다 「보물단지」 홍콩을 돌려받은 것이다. 당장 홍콩의 편입으로 97년 중국의 GNP는 1조1천6백43억달러로 확대된다. 무역액은 5천5백41억달러로 세계 4위, 외환보유고는 1천8백30억달러로 세계2위가 된다. 2025년까지 경제의 외형이 미국을 능가하리라고 예견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총량규모만이 아니다. 홍콩의 금융 유통 물류 등의 노하우가 중국에 전수됨으로써 중국 금융제도의 개혁개방, 인프라건설이 가속화되고 중국 홍콩간의 인적 네트워크가 확대되면서 중국 서비스산업의 발전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제조업에서도 홍콩의 자금력과 중국의 노동력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기존의 노동집약산업이 자본기술집약형으로 변신, 국제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의 이같은 변화는 광동성―복건성―대만―홍콩을 잇는 「화남경제권」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대우경제연구소는 전망했다. 화남경제권은 현재도 인구 교역액 등에서 일본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홍콩을 인수한 중국은 자신만만하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인수를 계기로 「1+1」의 값이 2보다 커지는 「시너지효과」를 거둘지, 아니면 홍콩의 경제적 성취를 뒤로 되돌리는 「마이너스섬게임」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홍콩〓윤득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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