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폭동]韓黑갈등해소 움직임 결실…2백여업소 복구안돼

  • 입력 1997년 4월 29일 19시 52분


29일로 로스앤젤레스 폭동이 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들이 있었지만 폭동의 후유증은 여전히 미국사회에 아프게 남아 있다. 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흑인 로드니 킹(당시 31세)은 현재 폭력과 뺑소니 혐의로 경찰의 보호관찰 상태에 있다. 로스앤젤레스시가 그에게 지급했던 3백80만달러의 손해배상금도 변호사비용 유흥비 등으로 날린지 오래다. 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8억달러의 전체 피해액 절반인 3억5천만∼4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보았던 한인들의 재기 노력이 그나마 성과를 거두었다. 잿더미가 됐던 코리아타운과 사우스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인업소들은 대부분 재건됐다. 그러나 한인 주류판매상이나 잡화상들로 붐볐던 흑인 밀집지역, 사우스 센트럴에는 불탄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한인회 관계자들은 『파괴당한 업소의 3분의1 정도인 2백여 업소가 복구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폭동은 한흑(韓黑)관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주었다. 한인들은 폭동후 흑인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급과 한국방문, 흑인지도자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趙仁夏(조인하)회장은 『흑인사회에서 우리들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흑인사회가 처음으로 마틴 루터 킹 목사 출생 기념 퍼레이드에 한인지도자들을 초청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인과 흑인지도자들은 이날 시내 KTE강당에서 모임을 갖고 「한흑 공동인간관계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한흑간에 우의와 친선을 도모하고 각종 문화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키 위한 이 위원회에는 양쪽에서 모두 80여개 이상의 사회단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워싱턴〓이재호 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