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北-中관계 전망

  • 입력 1997년 2월 20일 20시 01분


87년 김일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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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만기자] 鄧小平(등소평)사망이 중장기적으로 북한에 끼칠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혁명1세대의 퇴진 등 북한권력층의 세대교체와 미국 일본에 대한 북한의 접근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중국관계는 「전통적 혈맹관계」에서 실리(實利)위주의 관계로 서서히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등소평 사망이 남북관계에는 새로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한반도정책은 표면상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추구」, 내심으로는 「자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두 기둥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남북한 등거리 정책을 통한 현상유지를 계속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丁世鉉(정세현)민족통일연구원장은 『그동안의 북한 중국관계는 안보연대성과 혁명1세대간의 의리에 기초한 「혈맹적 유대관계」였다』며 『이런 관계는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시간과 함께 서서히 약화, 실리위주관계로 변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북한이 잘못되면 그 파편이 튈 것을 염려, 북한보호를 계속하겠지만 북한은 점차 대중(對中)관계에서 종전보다 불이익을 받고 고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江澤民(강택민)과 金正日(김정일)이 한번도 만난 적이 없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韓光洙(한광수)연구위원은 『중국은 내부정비 홍콩반환 대만문제 등 큰 과제가 산적, 북한정책에 크게 신경쓸 여유가 없다』며 『그러나 중국은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불통불란(不統不亂·통일도 혼란도 아님)을 원하기 때문에 그 방향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일원 朴聖勳(박성훈)제1분석관은 『중국은 경제발전이라는 절대적 국가목표 때문에 한반도 등 주변환경의 평화와 안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따라서 중국은 안보파트너인 북한, 경협파트너인 한국과의 사이에서 당분간 현재의 「등거리 정책」을 지속하지만 장기적으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 역시 종전의 중국 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가는 대신 미국 일본과의 과감한 접근을 통해 외교적 균형을 이루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족통일연구원 金用浩(김용호)박사는 『상징적 차원에서 등소평 사망이 북한의 세대교체를 촉진할 것』이라며 4자회담의 주도국은 미국이고 중국은 「소극적 협조자」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중국변수가 당장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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