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전문가가 본 중국의 미래]

  • 입력 1997년 2월 20일 20시 01분


[워싱턴〓이재호특파원] 미국의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등소평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국정책과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프리지스텁(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실장)〓국내외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등은 수년동안 사실상 활동을 못했고 이 기간에 중국지도부는 필요한 조정기를 거쳤다. 물론 등이 살아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등이 제대로 활동했더라면 지난해 3월의 대만해협 사태같은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92년 미국이 대만에 F16기를 팔았을 때 중국정부는 강력히 반발했으나 그 반발이 美中(미중)관계를 해치는 차원으로까지 발전하지는 않았다. 당시 중국정부의 반발을 통제했던 사람은 등이었다. 예상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중국의 경제다. 지난 20년동안 두자릿수의 성장을 계속해 왔지만 기업과 금융개혁, 사회구조 개혁에 한계가 있어 중국이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사다. ▼낸시 터커(조지타운대·미중관계사)〓중국의 대미국정책이 레일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미중관계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강택민주석을 비롯한 현재의 지도부는 등의 정책을 비교적 충실히 계승해 나갈 것이다. 일반적으로 절대권력자가 사망하고나면 군부의 영향력이 커지는 법이지만 이번 중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국내외적으로 군부의 발언권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물론 보다 정확한 권력구도는 15차 전대회가 끝나야 알 수 있다. 대한반도 정책 역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북한을 경제적으로 개방되고 보다 온건한 국가로 만드는 것이 변함 없이 중국에는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랠프 클러프(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소)〓등이 수년 동안 병석에 있었고 실질적인 현재의 지도부가 국가의 주요정책들을 결정했기 때문에 그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군부의 영향력 강화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당이 총구(銃口)를 지배해 왔기 때문이다. 경제의 개방화 정책도 1978년 처음 개방정책이 추진된 이래 그 결과가 너무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중단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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