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黃처리 시나리오］「３국거쳐 한국행」유력

[홍콩〓정동우특파원] 북한 黃長燁(황장엽)노동당비서의 신병처리 문제와 관련, 홍콩의 정보분석가 및 언론들은 현재로서는 「제삼국을 경유한 한국행」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측이 취할 황의 신병처리와 관련, △조속한 한국행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통해 제삼국을 거친 뒤 한국행 △중국당국이 제삼국으로 추방형식을 취한 뒤 한국행 △북한으로의 송환 △중국이 황을 한국에 끝내 보내지 않는 등 모두 다섯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조속한 한국행은 한국측이 가장 바라고 있지만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그러나 북한으로의 송환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황의 망명은 이미 전세계적인 관심사가 돼 있고 중국이 치외법권지역인 한국대사관 관할에 있는 황을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북한으로 보낸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의 진입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한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상상하기 어렵다. 또 중국과 북한은 범인인도협정이 맺어져 있으나 이는 불법입국자 등 범법자에 해당할 뿐이다. 황의 경우는 합법적인 입국자인 데다 망명의사를 밝힌 고위인사이기 때문에 이 협정이 적용될 수 없다. 중국이 끝내 황비서를 한국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북한이 현재 비록 경제적으로 파산상태나 다름없지만 중국으로서는 전략적으로 한국보다 더 중요하다는 분석에 기초를 두고 있다. 북한은 현재 중국 최대의 사회주의 혈맹일 뿐아니라 일본과 미국에 대한 외교적 무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시나리오는 UNHCR를 통하거나 중국이 한국과의 협상을 거쳐 직접 추방하는 방안인데 황의 비중으로 보아 중국이 그를 순순히 UNHCR에 넘겨주기보다는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 실리를 최대한 이끌어낸 다음 그를 직접 추방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이들 전문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의 반발을 감안, 상당히 장기간이 경과한 후 추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한편 이들은 중국이 황을 추방하더라도 홍콩을 추방지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조만간 중국으로 반환되는 홍콩이 정치망명의 통로로 인식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홍콩이 아닌 제삼국으로 보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