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공직사회 뇌물파동 잇따라…「3神技」풍조 만연

  • 입력 1996년 11월 21일 20시 06분


「東京〓尹相參특파원」 「1천6백만엔짜리 골프회원권」 「3백50만엔짜리 고급승용차」 「6천만엔의 현금」「향응과 해외여행 수십차례」…. 지난 19일 사임한 일본 후생성 오카미쓰 노부하루(岡光序治)사무차관이 「아야(彩)복지그룹」대표로부터 보조금 지원 등을 둘러싸고 받은 뇌물 내용이 밝혀지자 일본 국민은 놀라움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더구나 최근 동경도(東京都)에서는 공무원들이 회의비(접대비 등)8억여엔을 부적정하게 쓴 사실이 드러나 관리직 4백여명과 간부들이 이 돈을 반환키로 결정함으로써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총체적인 부패가 만연했다는 우려가 높다. 고위공무원들의 독직사건은 지난 88년 리크루트사건 이후 상당 기간 잠잠했으나 지난해 대장성과 통산성 최고위 간부들이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잇따라 옷을 벗었고 올해는 지자체들의 방만한 예산집행과 후생성의 에이즈 약화(藥禍)와 뇌물파동이 이어졌다. 단골메뉴로 등장한 것은 「접대」「골프회원권」「주식이나 현금수수」 등 세가지. 일본 공무원사회에서는 이것들이 「세가지 신기(神器)」로 통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또 예산분배권 등 업무를 거의 장악하고 있는 사무차관의 막강한 권한을 빗대어 『장관은 장식물이고 차관이 진짜 임금님』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뇌물과 쉽게 타협하는데는 무엇보다 공무원의 월급이 적어 생활이 궁핍하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거품경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반인과의 경제력 차이가 커졌고 고급승용차와 별장의 소유 골프 해외여행등이 사회적 지위를 가늠짓는 것처럼 돼버렸다는 것. 고급관료들의 특권의식도 공직을 사물화(私物化)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일본의 오늘을 만들었고 이끌어 온 주역이라는 찬사를 받던 일본 관료들의 자부심과 국민의 이들에 대한 신뢰감은 날이 갈수록 엷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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