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포스트 팀 쿡’ 시대 준비에…팀 쿡, 이사회 의장 가능성 부상

  • 뉴시스(신문)

이르면 내년 초 팀 쿡 사임 발표할 듯…은퇴 아닌 ‘이사회 의장’ 이동설
現 애플 이사회 의장, 연령 제한 걸려…쿡 의장 체제로 안정적 전환 모색


애플이 이르면 내년 초께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에 대비해 후임자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쿡 CEO가 CEO직을 내려놓긴 하지만 완전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이사회 의장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만 65세인 쿡 CEO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경우 애플 내부 정책상 연령 제한인 만 75세까지 약 10년간 의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포스트 팀 쿡’ 시대에도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적 전환을 도모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18일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내년 초에 이뤄질 수 있는 쿡 CEO의 사임에 대비한 승계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매체들은 이미 애플이 쿡 CEO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쿡 CEO의 사임설이 제기되긴 했으나 CEO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완전히 은퇴하지 않고 애플 이사회의 차기 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쿡 CEO가 CEO직에 오른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애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아서 레빈슨은 현재 만 75세다. 애플의 기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이사회 이사는 만 75세 이후에는 재선에 입후보할 수 없지만, 임기가 끝날 때까지 사임할 필요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내부 정책상 레빈슨 의장은 연령 제한 규정에 도달해 다음 주주총회에서 재선에 입후보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쿡 CEO가 레빈슨 의장의 후임으로 의장직에 오르게 될 경우 애플은 이를 오랫동안 계획해 온 승계 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 65세인 쿡 CEO는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의 연령 제한 정책이 자신에게 적용되기 전까지 약 10년간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이사회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신임 CEO 체제에서 쿡 CEO가 안정적인 후견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애플의 차기 CEO 발표 시점은 1월 말 분기 실적 발표 이후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 새 CEO 지명 자체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쿡 CEO의 사임 자체는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통상 2월 말~3월 초 열리는 애플의 연례 주주총회와 맞물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흐름을 연출할 수 있다. 다만 애플이 주주총회 위임장 자료를 1월 중순에 발표해야 하고, 이 자료에 쿡 CEO의 의장 후보 입후보 사실이 포함돼야 하는 등 세부적인 일정이 남아있어 구체적인 시기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쿡 CEO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는 존 터너스 수석 부사장이다. 쿡 CEO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될 경우 ‘비상근 의장’이 될지 ‘집행 의장’이 될지에 따라 후임 CEO의 회사 내 영향력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비상근 의장은 이사회 관리와 기업 지배구조에 중점을 두는 역할로 경영 일선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집행 의장은 일상적인 운영과 의사 결정에 더 많이 관여해 신임 CEO의 연착륙을 돕는 ‘조언자’ 역할을 넘어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애플은 작년에 만 76세인 이사 로널드 슈거에게 연령 정책을 미적용하는 예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슈거 이사는 현재까지도 애플 이사회에 속해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애플이 레빈슨 현 의장에게도 연령 정책에서 면제하는 예외 조치를 택하거나, 쿡 CEO가 아닌 다른 인물을 의장으로 선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쿡 CEO가 통상적인 은퇴 연령인 65세에 도달했고, 레빈슨이 정책상의 연령인 75세에 도달하면서 두 인물의 거취가 맞물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쿡 CEO의 차기 의장직 승계 가능성에 가장 큰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이사회 의장직을 통해 쿡 CEO가 회사의 장기적 전략과 핵심 가치를 지속적으로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애플이 시장과 대중에게 충격을 줄이는 방지책‘으로 이번 승계 정보를 외부에 의도적으로 흘렸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쿡 CEO가 2011년 8월 CEO 취임 이후 15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 온 만큼 CEO 교체가 ’깜짝 발표‘ 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부정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쿡 CEO는 지난 15년 간 애플을 이끌면서 회사의 시가총액을 10배 이상 성장시켰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