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기싸움 아닌 실력전…‘스우파’, 백댄서 비춘 스포트라이트

김태언 기자 입력 2021-09-15 16:38수정 2021-09-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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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X 제공 © 뉴스1
서로를 노려보며 견제하는 듯한 47명의 여성 댄서들. 여성 참가자들의 신경전인 듯 했다. 그러나 곧 이은 장면에선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지하게 댄스에 임하면서도 경연이 끝나면 서로를 응원한다. 기싸움이 아닌 실력전이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엠넷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는 케이팝 아티스트가 독점하던 스포트라이트를 댄서들에게도 비추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총 8개 크루, 47명의 여성 댄서들은 방송 시작과 동시에 고른 인기를 모으고 있다.

TV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8월 4주차 비드라마 TV 화제성 TOP10에서 스우파는 12%가 넘는 비율로, 2위 ‘걸스플래닛 999’(4%)와 큰 격차를 내며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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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의 중심에는 서사가 있다. ‘홀리뱅’ 허니제이와 ‘코카N버터’ 리헤이의 댄스 배틀이 대표적이다. 7년간 한 팀에서 활동하다 헤어진 과거 때문이었다. 결별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배틀이 끝난 후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안무를 추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함께 한 세월의 깊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제작진은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댄서로 걸어온 시간이 상당한 인물들인 만큼 다양한 관계 이야기와 크루를 승리로 이끌려는 리더 간의 대단한 신경전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특히 환호하는 건 리더와 팀원 간의 우애와 스포츠 정신이다. ‘훅’의 리더 아이키는 팀원 중 한 명이 워스트댄서로 지목되자 마이크를 집어 들어 공개적으로 칭찬해 기를 살려줬고, 그 모습을 본 다른 댄서들은 “멋있다”며 박수쳐준다. ‘라치카’ 피넛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프라우드먼’ 립제이에게 대결을 신청한다. 이번에도 이기지 못했지만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한다.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한 엠넷 특유의 뻔한 경쟁 구도가 존재함에도 시청자들이 출연진의 진정성을 믿고 따라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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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 있는 크루별 퍼포먼스는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각종 공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주기도 했다. 실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걸스힙합·왁킹·락킹·크럼핑·팝핀 등 댄스 종류나 배틀 용어에 대해 해설해놓은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라우드먼’의 리더 모니카는 12일 팬들과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 “부정적인 평가마저 고맙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방송에 나왔다. 모두가 댄서라는 직업에 무관심해지고, 공연도 없어지고, 하나씩 주변에서 춤을 그만두려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모두가 누군가의 팬이 되어 댄서의 상황에 공감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기쁘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크루 간의 양보 없는 전쟁 뒤편에는 댄서들의 춤에 대한 진심과 열정, 그리고 미션 후나 카메라 뒤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승부 그 이상의 감동을 주는 것 같다. 또 크루들의 활약상을 통해 춤이 얼마나 매력적인 예술인지도 알게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크루에게 팬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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