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침투 ing…韓 드라마계에 미칠 영향은?

뉴스1 입력 2021-03-28 07:08수정 2021-03-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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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빈센조’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반중 감정이 한국 드라마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중국 자본은 국내 연예계에 꾸준히 유입, 이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 후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태종(감우성 분)이 죽은 아버지 이성계의 환영을 본 후 광기에 빠져 백성들을 학살하는 내용, 명나라와 국경이 맞닿은 의주 지역에서 대접하는 음식이 중국식으로 차려진 점 등을 지적 받았다. 일부 의복 및 소품이 중국식이라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이에 제작사와 방송사는 시청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나, 방영 중지 요구와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폐지가 결정됐다.

한국 드라마의 ‘역사 왜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 비하하고, 왕실 사람이 손짓으로 잠자리를 묘사하고 미신을 맹신하는 것으로 표현, 인물을 희화화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혐한 작가가 쓴 중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논란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반중 감정이 덧입혀졌다.

두 작품은 중국 자본 투입 없이 제작된 작품이나 중국풍 소품의 등장, 역사 왜곡 논란 등이 불거지며 파장이 일었다. 이 여파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점차 커진 상황에서 일부 시청자들은 국내 드라마계에 중국 자본이 흘러들어오는 것 자체를 곱지 않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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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여신강림’의 PPL 논란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여신강림’ 방영 당시 학생들이 중국 기업의 인스턴트 훠궈를 먹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는 주인공 뒤로 중국 기업의 광고가 크게 붙어있는 장면 등이 등장했다. 해당 장면이 노출된 뒤 시청자들은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굳이 한국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논란이 커졌다.

최근 방송 중인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방송된 8회에서 빈센조(송중기 분)와 홍차영(전여빈 분)이 중국 기업의 인스턴트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되는 비빔밥을 한국 드라마에서, 한국 배우들이 먹는 게 우려가 된다는 것. 특히 중국이 김치, 한복 등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자국의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상황에서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졌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본인의 SNS를 통해 우려를 표했다. 서 교수는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빈센조’ PPL은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중국음식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PPL은 ‘필요악’이다, 기본적으로 불편하지만 허용되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이를 통해 제작비가 감당된다는 걸 아니까 감수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 제품은 다르다, 김치도 자국의 것이라고 하는 중국이 ‘한국에서도 우리 비빔밥을 먹고 있지 않느냐’라고 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어 시청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감이 몰입을 넘어서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제작을 할 때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영상 시장의 경기가 특히 좋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돈을 골라 받을 상황이 아니다. 투자를 하겠다면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나라와 비즈니스를 하는데 유럽이나 미국에는 판권 수출이 주라면, 중국은 PPL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고, 코로나19로 현장 방역을 강화하며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방송사에서 지원하는 제작비, 국내 기업의 광고비는 줄어든 게 현실”이라며 “드라마는 광고와 판권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데 국내 PPL로만 제작비를 커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했다. 또한 “중국 자본에 의존하려는 게 아니라 니즈를 충족하는 광고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중적 정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 이렇게까지 반중 정서가 커진 상황이라면 PPL을 진행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재 제작 중인 드라마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할 거다. 이제 PPL를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중국 제품을 쓰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고 했다. 이어 “국민 정서에 반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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