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특형’ 손익분기점 돌파가 남긴 ‘의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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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관객의 꾸준한 선택 속에 손익분기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따뜻한 이야기를 이끈 이솜, 신하균, 이광수(왼쪽부터)의 활약에 힘입은 성과다. 사진제공|NEW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관객의 꾸준한 선택 속에 손익분기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따뜻한 이야기를 이끈 이솜, 신하균, 이광수(왼쪽부터)의 활약에 힘입은 성과다. 사진제공|NEW
신하균·이광수·이솜 주연의 ‘나의 특별한 형제’가 더불어 사는 삶과 함께하는 세상의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손익분기점 돌파라는 성과를 거뒀다. 물량공세를 퍼붓는 대작들도 최근 도달하기 어려운 ‘고지’에 오른 영화는 잔잔한 반향을 이어가고 있다.

1일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제작 명필름)가 14일 누적관객 133만1798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한 데 이어 15일에 관객을 더 보탰다. 늦어도 주말께 무난하게 손익분기점인 140만 관객 동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약자의 연대,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와 더불어 배우들의 활약까지 맞물려 얻은 성과다.

● ‘어벤져스4’ 광풍 맞선 착한 영화의 ‘힘’ 확인

‘나의 특별한 형제’는 한 주 앞서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에 맞선 유일한 한국영화로서 그 당당한 힘을 확인시켰다. 마블스튜디오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대작이 개봉하는 시기를 피하는 것만이 꼭 능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하나의 ‘모델’로도 시선을 얻고 있다. 14일 배급사 NEW에 따르면 부가판권 등을 더해 이미 손익분기점은 넘어선 상태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두 장애인 형제의 이야기다. 지체 장애를 가진 형 세하(신하균)와 지적 장애인 동생 동구(이광수)가 서로의 손과 발이 되고, 머리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약자의 연대가 발휘하는 단단한 힘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14일 “약자들이 힘을 모아 연대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다룬 메시지에 관객이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고 있다”며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똑같이 바라보는 영화의 태도에 대한 관객 반응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최근 영화계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이른바 ‘착한 영화’의 저력은 ‘나의 특별한 형제’를 통해 다시금 확인된다. 앞서 올해 2월 개봉한 정우성 주연의 ‘증인’이 흥행한 배경과도 겹친다.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와 그의 증언을 믿는 변호사의 이야기인 ‘증인’은 약자를 향한 따듯한 시선을 견지한 이야기로 공감과 감동을 안기면서 253만 관객을 동원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를 향한 관객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 ‘역시’ 신하균, ‘증명’ 이광수, ‘도약’ 이솜

‘나의 특별한 형제’가 뒷심을 내면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던 배경으로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기 어렵다.

촬영이 없는 날이면 일부러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친분을 쌓았고, 그 신뢰를 고스란히 영화에 녹여 넣은 신하균, 이광수, 이솜은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작품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면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배우들이지만 근래 출연작을 통틀어 단연 돋보이는 개성과 매력으로 관객에 다가선다. 신하균은 이름값을 어김없이 해냈고, 이솜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한 계단 성장했다.

이광수는 그 스스로 “‘런닝맨’에서 쌓은 예능 이미지 탓에 영화서 맡은 장애인의 모습이 너무 희화화돼 표현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우려’가 됐다. 오히려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덕분에 ‘이광수라는 장르’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이광수의 캐스팅 단계부터 감독과 제작진이 그에게 갖는 기대와 믿음도 상당했다. 심재명 대표는 “마치 한국의 짐 캐리처럼 ‘이터널 선샤인’같은 멜로 영화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며 “지적장애인의 연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시트콤이나 ‘돌연변이’ 같은 출연 영화를 보고 잘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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