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의 반란①] 웹드라마가 ‘이류’ ‘B급’이라고? 이젠 대세 콘텐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26일 06시 57분


웹드라마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 - ‘탑매니지먼트’ - ‘연애플레이리스트’(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YG스튜디오플렉스·유튜브·‘연애플레이리스트’ 화면 캡처
웹드라마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 - ‘탑매니지먼트’ - ‘연애플레이리스트’(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YG스튜디오플렉스·유튜브·‘연애플레이리스트’ 화면 캡처
모바일 세대엔 TV드라마 이상 파급력
유료 콘텐츠 제작으로 완성도도 높아
플랫폼 다변화로 언제 어디서든 시청
자유로운 제작 방식…아이디어 톡톡
정부·지자체·협회·기업 등 참여 활발


웹드라마가 대중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플랫폼 다변화 속에서 차세대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인이나 인지도 낮은 연기자들이 출연하던 웹드라마는 대중의 주목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이제 스타급 연기자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생태계의 급속한 발달로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의 영상 콘텐츠는 이제 시청률보다 온라인 파급력이 더욱 중요시 되는 분위기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미래 먹거리, 스타의 새로운 등용문으로도 떠오른 웹드라마의 매력을 파헤친다.

웹드라마의 시대가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 세대가 대중문화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의 생활 방식에 맞춘 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웹드라마다. 웹드라마는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완벽하게 대중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과도기를 잘 거친다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콘텐츠임에는 틀림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 하위 콘텐츠? 이제는 차세대 콘텐츠!

웹드라마의 활발한 제작 배경에는 웹드라마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만 해도 웹드라마는 신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연기자들의 무대로 치부됐지만 지금은 얼굴이나 이름이 알려진 스타들도 나서고 있다. 유튜브가 제작하는 ‘탑매지니먼트’에는 서은수·안효섭·차은우 등이 출연하고, YG스튜디오플렉스가 제작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를 통해 공개하는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에는 성훈·김가은·박수아(리지)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와 같이 웹드라마를 더 이상 ‘이류’ ‘B급’ 등으로 저평가할 수 없는 분위기다.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얼굴의 잇단 등장이 TV드라마에서 느끼기 힘든 신선함과 참신함을 높여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전지적 짝사랑 시점’ ‘긍정이 체질’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등은 모바일 세대에서 TV드라마 이상의 화제를 모았다. 이에 힘입어 ‘연애플레이리스트’는 시즌3까지 제작됐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한 입소문의 영향력이 거세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연예기획사 측은 시청률 2∼3% 드라마에 출연해 이렇다 할 관심을 얻지 못할 바에야 웹드라마로 선회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또 웹드라마는 초반 포털사이트에서 무료로 공개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유튜브나 옥수수가 유료 콘텐츠로 제작해, 완성도 면에서 TV드라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편성시간에 맞춰 TV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시청률이 앞으론 더욱 무의미해질 것”이라면서 “향후 5년 안에는 웹드라마가 대세 콘텐츠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플랫폼 다변화, 웹드 시대 연다


웹드라마의 급속 성장은 플랫폼의 확장에 기인한다. 초기에는 포털사이트가 웹드라마를 공개할 수 있는 주요 무대였지만, 지금은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창구가 다양해졌다. 유튜브의 유료채널인 유튜브 레드와 지상파 프로그램의 실시간 방송·다시보기 서비스를 하는 옥수수가 대표적 플랫폼이다. 이들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공개할 예정이다.

웹드라마는 모바일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다. 과거 컴퓨터 환경에 맞춰 제작하기도 했지만 이용이 불편해 점차 모바일 기기 사양에 적합한 형태의 웹드라마로 진화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할 때 보고 싶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보통 10∼30분의 분량으로,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시청할 수 있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콘텐츠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잠깐 짬이 날 때면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웹드라마 ‘뜻밖의 히어로즈’(왼쪽)-‘로맨스 특별법’. 사진제공|컨버전스티비
웹드라마 ‘뜻밖의 히어로즈’(왼쪽)-‘로맨스 특별법’. 사진제공|컨버전스티비

● 제작 방식도 자유롭게

웹드라마에 대한 기대감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건 방송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TV드라마에 주어지는 방송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웹콘텐츠 전문 제작사 뿐만 아니라 TV드라마 제작사, 정부나 기업까지 웹드라마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 통한 긍정적 효과는 이야기의 다양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장기·인체조직 기증과 이식을 소재로 ‘뜻밖의 히어로즈’, 사법부는 법정물과 로맨스를 섞은 ‘로맨스 특별법’, 서울시는 서울의 정취를 담은 ‘풍경’을 제작했다. 울산광역시는 ‘울산연가’를 만들어 여행객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기획 의도를 드라마 형식으로 녹여냄으로써 정보 전달에 홍보효과까지 얻고 있다.

기업의 참여도 활발하다. 삼성전자가 기획하고 제일기획이 제작한 SF 장르의 ‘고래먼지’는 2053년 서울을 배경으로 미세먼지에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현대건설은 ‘설레는 직딩청춘, 현대건썰’을 제작해 취업준비생 등 젊은 층을 공략했다. 회사 이름이 드러나도 간접광고(PPL)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대한축구협회는 2018 러시아월드컵 응원 분위기 고조를 위해 ‘누구나 한 번쯤 미쳤었다’를 제작했고, 경북대학교는 학생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너만의 멜로디’를 제작 지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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