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라라랜드’ 흥행 “월등한 완성도…실제 공연에 빠져드는 기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6시 57분


영화 ‘라라랜드’가 또 한 번 뮤지컬 영화의 흥행 공식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완성도 높은 음악영화 제작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 ‘라라랜드’가 또 한 번 뮤지컬 영화의 흥행 공식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완성도 높은 음악영화 제작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제공|판씨네마
■ 음악·뮤지컬영화 흥행불패, 왜?

‘레미제라블’ ‘비긴 어게인’ 이어 ‘라라랜드’ 대박
‘라라랜드’ OST 국내차트 점령 등 파급력 최고


7일 개봉한 ‘라라랜드’는 그 직전까지 이렇다 할 흥행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첫 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데 이어 2주째에 접어들어 오히려 더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 평일인 12일 7만명, 13일에는 더 늘어난 9만명을 동원했다. 특히 같은 날 개봉한 ‘판도라’를 추격하면서 13일까지 누적 70만명을 동원해 이번 주말 100만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라라랜드’는 미국 LA를 배경으로 배우와 재즈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젊은 예술가들의 도전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라라랜드’의 흥행세는 ‘맘마미아’부터 ‘레미제라블’의 성공으로 이어진 뮤지컬 영화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고 있다.

음악영화, 뮤지컬 영화의 성공…왜?

2008년 ‘맘마미아’는 457만 명을 불러 모으며 흥행했다. 2012년 ‘레미제라블’ 역시 529만 관객이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극장을 찾았다. 그 뒤를 잇는 ‘라라랜드’의 성공은 완성도 높은 음악과 이야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힘이다.

뮤지컬 영화 뿐 아니라 음악영화의 성공도 계속됐다. 2014년 ‘비긴 어게인’(342만), 지난해 ‘위플래쉬’(158만)가 예상 밖 성공을 거두면서 그 흥행세를 증명한 바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음악과 이야기를 분리해 개별 감상에 그치는 과거 영화와 달리 최근 성공한 일련의 뮤지컬 영화는 월등한 완성도를 갖추고 관객에게 실제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게 한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음악의 힘이 결정적이다. ‘라라랜드’는 13일 15곡의 OST 수록곡 중 10곡이 엠넷 OST 차트 20위에 진입했다. 수입사 판씨네마 관계자는 “SNS를 통해 20∼30대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입소문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 한국영화는 왜 못 만드나

한국영화는 어떨까. 유독 음악영화만큼은 취약하다. 최근 5년 사이 음악을 주요 소재로 쓴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파파로티’가 있지만 높은 제작비와 스타 출연진에도 각각 5만, 170만 관객을 모았을 뿐이다.

전찬일 평론가는 “음악보다는 스토리와 영상에 집중하는 제작환경에서 당장 음악영화를 제작하기에는 쉽지 않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흥행이 검증된 장르 위주로 짜인 제작환경 탓이 크다는 말이다.

음악을 매개로 탄탄한 스토리로 풀어낼 실력을 갖춘 인력의 부족도 이유로 꼽힌다. 최근 흥행한 뮤지컬과 음악영화 제작진은 같은 장르를 집요하게 파고든 전문가들. 2006년 ‘원스’를 내놓은 존 카니 감독은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 음악영화에만 집중해 왔다.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도 마찬가지다. 고교시절 재즈 드럼을 배운 감독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위플래쉬’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라라랜드’를 위해 무려 1900여 곡을 미리 만들기도 했다.

한국영화에서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할 제작진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비긴 어게인’ 성공 이후 비슷한 제작 시도가 있었지만 적합한 인력을 찾기 어려워 금방 한계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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