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 “‘군도’는 배우의, 배우에 의한, 배우를 위한 영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28일 06시 55분


“배우가 돋보이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는 윤종빈 감독. 네 번째 연출 영화 ‘군도’에서 하정우, 강동원과 손잡고 화려하고도 활기 넘치는 액션 사극을 완성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배우가 돋보이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는 윤종빈 감독. 네 번째 연출 영화 ‘군도’에서 하정우, 강동원과 손잡고 화려하고도 활기 넘치는 액션 사극을 완성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군도:민란의 시대 윤종빈 감독

하정우와 벌써 4편째…역시 천의 얼굴
강동원은 ‘상남자’…검술 연습만 5개월
비트·록키처럼 배우 멋있는 영화 추구


새로 내놓은 영화로 한창 흥행을 잇는 감독에게 성급한 질문부터 던졌다. ‘다음 작품은 무엇이냐’고.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의 윤종빈(35) 감독은 망설임 없이 “확실한 건 또 액션영화는 아니다”고 했다. 액션활극 ‘군도’를 기획하고 촬영해 개봉하기까지 보낸 2년이 꽤 혹독했던 듯 했다. “다음엔 이야기가 강한, 작은 규모의 영화를 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군도’ 흥행과 별개로 이미 차기작 구상을 어느 정도 마쳤다는 의미였다.

자기만의 확신 혹은 뚝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연출 행보다. 비슷한 흥행 감독들과 견줘 이른 나이인 30대 중반에 제작비 170억 원 규모의 ‘군도’를 내놓은 자신감도 재능을 겸비한 추진력에서 나온다.

‘군도’는 윤 감독의 네 번째 연출 영화다. 더불어 가장 규모가 큰 대작이다. 조선 말, 탐관오리의 폭정에 시달리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낸 그는 “내 안에 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나도 집에서 누워 있는 걸 좋아하지만(웃음) 분명 마음속엔 흥이 있다. (앞서 연출한)‘용서받지 못한 자’나 ‘비스티 보이즈’ 때는 뭔가 주제를 담으려고, 사실적인 리얼리티에 치중했다. 그런데 그게 내 전부는 아니다.”

2년 전 최민식·하정우와 함께 했던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흥행과 더불어 윤 감독에게 ‘군도’를 시작하게 할 기회와 환경을 마련해줬다. 게다가 변화도 줬다. 당시 편집을 맡았던 김상범 편집감독은 윤 감독에게 물었다. ‘감독을 하기 전엔 어떤 영화를 좋아했느냐’는 질문이었다. “문득 돌아보니, 내가 좋아했던 영화는 누구보다 배우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비트’의 정우성, ‘록키’의 실버스타 스탤론 같은. 그 질문을 받은 뒤에 영화를 보는 관점이 조금씩 달라졌다. 어쩌면 이야기마저도 배우를 받쳐주기 위한 명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변화는 ‘군도’에 그대로 드러난다. 때문에 윤 감독의 오랜 팬들은 그가 ‘달라졌다’고 한다. 이를 예상 못한바 아니었던 그는 “연출적인 자의식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배우가 멋있는 영화를 해 보고 싶었다”며 “(관객이)배우에게 열광하고, 그래서 그 배우가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다”고 했다.
영화 ‘군도’의 하정우-강동원(오른쪽). 사진제공|영화사 월광
영화 ‘군도’의 하정우-강동원(오른쪽). 사진제공|영화사 월광

‘군도’의 하정우와 강동원은 그렇게 탄생했다. 벌써 네 편을 함께 한 하정우를 두곤 “뭘 맡겨도 잘하는 천의 얼굴”이란 평을 내놓는 윤 감독은 처음 만난 강동원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많이 가려져 있는 배우다. 실제론 투박하고 어떤 땐 ‘촌놈’ 같은 느낌마저 든다. 좋은 의미에선 상남자 스타일이다. 검술을 5개월간 연습했다. 그만해도 될 텐데 ‘어마무시하게’ 하더라. 집요하고 성실하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정말 잘 생긴 외모까지 있잖나. 하하!”

‘군도’ 출연 배우 대부분은 윤종빈 감독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그 배우 대부분은 윤 감독을 향해 “현장서 보여주는 카리스마와 장악력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이견이 거의 없다. “많이 힘들었다.(웃음) 작년 여름을 관통하며 ‘군도’를 찍었다. 8월 초엔 정말 미치겠더라. 힘드니까 술도 못 마시고. 촬영장 근처 PC방에서 게임하며 버텼다.”

감독을 꿈꾸기 전, 그에게 ‘로망’과도 같았던 세 명의 배우는 최민식과 한석규, 정우성이다. 이미 ‘절친’이 된 최민식은 차치하고, 훗날 윤 감독이 한석규, 정우성과 보여줄 ‘미지의 그림’에도 ‘막연한 기대’가 생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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