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성 “의리로 얻은 으리으리한 사랑 의리로 갚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16일 06시 55분


1980년대 말 데뷔한 김보성은 청춘스타에서 카리스마 강한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그는 진심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의리’라고 말한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980년대 말 데뷔한 김보성은 청춘스타에서 카리스마 강한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그는 진심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의리’라고 말한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의리!” 외치는 요즘 대세 김보성

“‘의리’ 외침, 이젠 허세 아닌 진심으로 알아줘
온라인 광고서 인기 폭발…그저 감사할 뿐
나의 또다른 상징 짙은 선글라스
사실은 친구 보호하다 실명한 눈 때문에 쓴 것
대출 받아 세월호 참사 유족 도운 게 화제?
부끄럽네요, 당연히 해야 할 도리인데…”


‘빠빠밤∼, 빠빰’. 휴대전화 연결음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이었다. 이내 수화기 너머로 굵직한 목소리가 뒤따랐다. 비장한 분위기로 중무장한 이 남자,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의리!’를 외치겠다”는 김보성(48)이다.

방송도 아니고 온라인에서만 공개된 모 전통음료 바이럴 광고에서 그는 전매특허인 ‘의리’를 내세워 ‘으리으리한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의 투박한 말투, 과장된 행동이 비장함과도 묘하게 어울린다. 온라인상에서는 거의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하하! 무조건 감사할 따름이다. 식당에 가거나 길을 걷다가도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의리’를 외쳐준다. 개인적으로 ‘의리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말해왔다. 이전에는 순수한 마음이 전달되지 않은 채 허세를 부린다고 오해하거나 코미디라며 웃는 분들이 많았다. 이제는 (내 마음이)왜곡되지 않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 무엇보다 정의로운 시대에 대한 대중의 열망과 염원이 커졌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입만 열면 “의리”를 외치지만 그의 또 다른 상징인 짙은 선글라스는 되레 이전의 그런 오해를 부르기도 했다. 눈빛이 보이지 않으니 그의 진심을 좀체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나친 ‘무게잡이’가 아니냐는 선입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다.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다. 20년 전 난투극에 휘말렸다. 당시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다 왼쪽 눈을 실명했다. 오른쪽 눈까지 시력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배우 이전에 저도 사회의 구성원이다. 나름대로 사회를 수호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약자와 선량한 시민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는 “사람을 우습게 알더라도 진심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며 2010년 격투기 선수인 효도르와 주연을 맡은 영화 ‘영웅:샐러멘더의 비밀’에 나오는 마지막 대사를 줄줄 외웠다.

“죽음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말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진실과 사랑뿐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생각하는 게 진심이다. 가슴으로 생각하는 사나이들이 많아진다면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될 것 같다.”
김보성. 스포츠동아DB
김보성. 스포츠동아DB

결국 그가 말하는 ‘의리’란 진심으로 타인의 아픔,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된다는 것 아닐까. 때때로 남들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그가 누구보다 여린 사내임을 드러내기도 한다. 또 얼핏 자신을 ‘단순함’으로만 보이게 할 수도 있을 말과 태도는 오히려 이 사내가 적어도 ‘허위와 위선 아니냐’는 악의적 시선에서 그나마 조금 더 비껴나게 하는지도 모른다.

“잘 운다. 하하하. 그런 모습을 감추고 싶지만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도 깨져야 한다. 외모만 강하다고 남자다운 게 아니다. 오히려 인간적인 남자가 더 남자 아닌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이해력이 많은 남자가 진짜 남자다.”

눈물은 언제부터인가 감수성으로 그의 가슴에 흘러 내렸다. 이를 주체할 수 없었던 그는 눈물을 뭉쳐 시를 자아내곤 한다. 현재까지 써 놓은 것만 70∼80편이 넘는다. 물론 여기에도 ‘사나이의 길’ ‘정의의 시대’ 따위의 그의 ‘지론’이 녹아 있다. 하지만 또 그것만 있는 건 아니다.

“100편 이상 쓰게 된다면 올해 가을쯤 시집을 낼 것이다. 친구와 어머니 등 인생 전반의 이야기다. 왜 살아야 하는지, 물질을 많이 얻어야 성공한 인생인지, 나는 떳떳하게 살아왔는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을 담았다.”

김보성은 최근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성금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의 진성성에 또 한 번 관심이 쏠렸다.

“부끄럽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하는 도리(‘의리’의 사전적 의미)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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