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의 씨네에세이] ‘레드카펫의 계절’ 부산국제영화제 순항을 바랍니다

  • 입력 2009년 10월 5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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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대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청룡영화상 등이 이달부터 잇따라 펼쳐집니다. 연말에는 각 방송사 연기대상과 인기가수들이 총출동하는 무대가 있습니다.

그 본 행사에 앞서 레드카펫이 내리깔리겠지요. 그리고 많은 배우들이 패션 감각을 과시하며 레드카펫을 밟을 겁니다. 이들에게 관객과 팬들의 시선이 집중될 터이고 취재진의 플래시도 연방 터지며 축제를 빛내겠지요.

영화계를 오랫동안 취재하면서 개인적으로 레드카펫이 꼭 필요한 것이냐에 대해 작은 회의를 품어왔습니다. 레드카펫 행사를 하느냐를 두고 왈가왈부할 처지에 있지도 않으면서 말이지요. 레드카펫 행사가 열리면 으레 인터넷 뉴스란에는 참가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포함해 수십, 수백건의 기사가 꼬리를 물고 오릅니다. 이를 보면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거기에만 그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행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주최측의 얄팍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도 잠시 갖게 됩니다.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지요.

그러면서도 형형색색 다채로운 디자인의 드레스로 맵시를 뽐내는 여배우들의 매력을 외면하지도 못합니다. 그럴 때면 ‘아, 이 무슨 이중성인가’ 자책(?)하기도 합니다.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드레스 혹은 과감한 노출을 선택하는 여배우들의 모습에는 더욱 눈을 떼려야 뗄 수도 없어 그 자책 아닌 자책은 늘 반복되곤 합니다.

언젠가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에게 “레드카펫 행사를 꼭 해야 하냐. 부산만이라도 하지 않는 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관계자들은 “그럴 수 없다”고 단호히 답했습니다.

관객과 언론의 시선을 한 번에 모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고 그것만으로도 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것이지요. 더욱 중요한 것은 영화제의 주인공은 관객과 관계자들인데 레드카펫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관계자들에게도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며 주인으로서 참여의식을 높이는 첫 관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8일 개막하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떠오른 단상입니다. 이날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도 화려한 레드카펫이 깔리겠지요.

개인적인 회의는 회의일 뿐, 괜한 편견은 버리려 합니다. 수많은 관객과 영화 관계자들이 레드카펫 행사로 축제의 시작을 즐길 수 있다면 말이지요.

부산국제영화제의 순항을 기대합니다.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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