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국도에서 고속도로 바꿔타듯… 휴대전화의 숨가쁜 진화

  • 입력 2009년 1월 8일 16시 33분


◆똑똑한 '폰'들의 전쟁

(박제균 앵커)

이제 휴대전화는 한국인의 삶에서 의식주 못지않게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는데요, 휴대전화는 그동안 많이 진화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인터넷뉴스팀 나성엽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과거 '전화기'에서 이제는 게임기, TV, 문자채팅의 도구로 진화한 휴대전화가 올해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요?

(나성엽)

과거 휴대전화는 말 그대로 들고 다니는 전화기였습니다. 생김새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유선전화나 무선전화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용카드, 버스카드, 각종 게임, 단문 메시지와 장문 메시지, 이메일 기능 등은 기본이고 지난해부터는 일반 컴퓨터와 같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풀 브라우징' 폰 까지 등장했습니다.

올해에는 휴대전화의 진화가 더욱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휴대전화 단말기에서 숫자판이 사라지고, 휴대전화 화면이 마치 컴퓨터의 바탕화면처럼 바뀐 제품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숫자판을 누르는 대신 첫화면의 아이콘을 터치하면 즉시 문자를 보내거나 증권, 날씨, 운세, 뉴스와 같은 정보를 휴대전화로 바로 받아볼 수 있게 됩니다.

(박 앵커) 올해 들어서 휴대전화 서비스가 이처럼 다양해지는 이유가 있을까요?

(나) 이동통신 서비스는 도로와 자동차와 비슷합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과 같은 회사는 도로공사로 볼 수 있고,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롤라와 같은 회사는 현대 기아차, 아우디, BMW와 같은 자동차 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도로공사가 길을 곧고 길고 평평하게 잘 닦아놓으면, 그 위로 자동차 업체들이 만든 고성능 세단이나 스포츠카가 달릴 수 있는 것이죠. 아무리 길이 좋아도 차량 성능이 떨어지면 고속주행이 불가능하고, 아무리 차가 좋아도 길이 좋지 않으면 빨리 달릴 수 없습니다.

이동통신 3사는 그동안 곳곳에 신호등이 달린 편도 2차선 정도의 국도 건설만 해 왔습니다. 소비자들도 음성통화나 문자 메시지 정도의 서비스를 만족하며 써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SKT, KTF는 WCDMA, LG텔레콤은 리비전 A라는 편도 5, 6차선에 시속 200㎞이상으로 빨리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를 건설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이 고속도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고성능 휴대전화를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김 앵커) 고속도로와 자동차, 재미있는 비유인데요, 그렇다면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최신 휴대전화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어떤 게 있을까요?

(나) 가장 대표적인 게 '인터넷 풀브라우징'입니다. 이통사들이 '고속도로'를 깔기 전만 해도 휴대전화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거나, 사용하려고 해도 복잡한 버튼 조작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최근부터는 단말기상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듯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터넷만 되면 뉴스, 게임, 대중교통 검색, 인터넷뱅킹, 전화번호 검색, 미니홈피, 블로그 등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인터넷을 하는 것처럼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단문메시지나, 벨소리, 게임 정도로 만족해하며 최신 뉴스나 다른 친구의 미니홈피를 보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기까지 기다렸던 사람들은 더 이상 기다릴 필요 없이 휴대전화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게 된 것입니다.

이 밖에 지금까지 문자 대화는 단문 메시지를 보낸 뒤, 응답을 기다렸다가 또 메시지를 보내는 형식이었는데요, 최근에는 휴대전화끼리 '온라인'에 접속한 상태에서 문자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휴대전화 메신저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이 서비스가 기존 단문메시지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박 앵커)올해에는 '위피'라는 무선인터넷 표준이 폐지돼서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폰'과 같은 외국산 휴대전화 단말기도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나) '위피'가 폐지된다는 것은 한국이 고유의 무선인터넷 표준을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즉 한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운전대를 반드시 왼쪽에 설치해야만 했는데, 올해 4월 1일부터는 운전대가 오른쪽에 달렸건, 가운데 달렸건, 심지어 뒤에 달렸건 상관없이 누구나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위피'가 아닌 '안드로이드' '심비아'와 같은 다른 무선인터넷 표준을 사용하는 단말기도 한국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판매만 할 수 있을 뿐, 외국산 단말기들이 큰 인기를 끌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우선 최근 치솟은 환율 때문에 외국산 단말기들은 비싸게 팔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사실 노키아나 소니에릭슨 등의 제품은 해외에서는 LG 삼성보다 한 등급 아래 싼 제품 취급을 받습니다. 이런 휴대전화를 환율 때문에 LG 삼성제품과 같은 값을 주고 살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또 앞으로도 상당기간 벨소리 게임 등의 제작 업체들이 '위피'를 표준으로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라는 예측도 외국산 단말기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이 다시 안정된다면 이들 제품은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인기를 끌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고가가 20만~30만 원대 제품이면 이동통신 업체들이 보조금 등을 더해 공짜로 나눠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앵커)나 기자, 수고했습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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