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시상식 ‘레드카펫’ 아닌 ‘레인카펫’

  • 입력 2007년 11월 23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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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 행사요? 올해는 레인 카펫입니다.’

23일 열리는 28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아침부터 진을 치고 기다리던 한 사진기자의 푸념이다. 지난해에도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행사 직전에 그쳤다.

불과 6일전에 열린 음악시상식인 ‘Mnet KM 뮤직 페스티벌’에서도 비가 내렸고 10월 25일 제1회 충무로영화제 개막식, 9월 14일 경기도 이천에서 진행된 15회 춘사영화제, 8월 12일 제1회 공주 천마 신상옥 청년영화제 개막식도 마찬가지였다. 6월 8일 열린 44회 대종상 시상식도 보슬비가 내렸다.

10월 4일부터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예 태풍이 불어 닥쳐 일부 시설물에 비가 새기도 했다. 레드카펫 행사가 ‘레인카펫’ 행사라는 농담이 나올 법 하다.

●비 오면 ‘여러 사람’ 피곤해진다

레드카펫이 있는 행사는 참석하는 연예인의 드레스가 화려한 만큼 취재진의 열기도 뜨겁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6시간 이상 전에 도착하는 것은 기본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비가 오면 ‘여러 사람’이 피곤해진다.

우선 레드카펫의 주인공인 배우들, 특히 여배우들은 화려하게 차려입은 드레스가 젖고 우산을 써야하기 때문에 ‘그림’이 좋게 나오지 않는다. 사진에는 우산을 떠받든 경호원이 잡힌다.

여기에 의상을 협찬한 의류업체나 홍보 대행사 관계자들은 옷이 혹시나 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큰 상을 받으면 의상을 선물 형식으로 주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협찬을 받은 쪽(연예인)에서 변상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큰 시상식의 경우 생중계를 하기 때문에 방송국도 비상이 걸린다. 장비에 비닐을 씌워 보호해야 하고 레드카펫을 걸어오는 연예인들의 동선도 틀어지기 때문이다.

취재에 나선 사진, 카메라 기자들도 괴로워진다. 맡은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지만 장시간 버티는 것은 고역이다.

A 사진기자는 “여름 시상식에 비가 와서 비옷을 입었는데 통풍이 되지 않아 온몸이 땀에 젖었다. 무엇보다 장비가 젖어 걱정이 된다”며 “쌀쌀한 날씨에 비가 오면 그 다음날 몸살이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많은 사진기자들이 쓰는 고가의 카메라는 생활 방수는 되지만 시상식 내내 비를 맞는 경우 관리가 어려워진다. 방수 커버로 몸체와 렌즈는 덮을 수 있으나 몸체에 별도로 연결하는 플래시는 비옷을 개조해서 덮을 수밖에 없다.

춘사영화제에서는 두 명의 사진기자가 커다란 우산을 사다리 틈새에 고정시킨 뒤 비옷을 입은 채 붙어서 촬영하는 등 독특한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음 시상식은 12월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 영화대상이다. 일기예보상으로는 비(혹은 눈)가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상식만 되면 불청객을 내려보내는 하늘의 뜻을 누가 알까.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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