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일시적 유행 아냐…메모리 반도체, 이제 전략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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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계기 대담…“메모리 제조 넘어 인프라 기업으로”
美 투자 확대·‘서비스형 메모리’ 사업모델 구상 등도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경영진 및 임직원들이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타워에서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시장 상장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경영진 및 임직원들이 10일 미국 뉴욕 나스닥 타워에서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시장 상장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일시적 경기 사이클이 아닌 산업의 진화 과정”으로 규정하며 메모리 반도체를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패키징, 차세대 사업모델까지 아우르는 장기 전략도 제시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SK하이닉스(000660)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기념해 다니엘 뉴먼 퓨처럼그룹(Futurum Group) 대표와 진행한 대담에서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한 지 약 15년이 됐고 이번 미국 상장은 그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상장의 의미로 글로벌 자금조달과 인재 확보, 미국 투자자 유입에 따른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 미국 연구개발(R&D)과 AI 투자 확대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확보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AI 스타트업과 연구개발 투자 기회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인수는 디지털 사회에 대한 베팅”

최 회장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자신의 경영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꼽았다. 당시 하이닉스는 회생절차를 밟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내다보고 과감히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디지털 사회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그 데이터는 반드시 저장돼야 해 결국 메모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메모리 제조는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제조업인 만큼 가장 어려운 기술을 해결할 수 있다면 다른 기술적 난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2년이 아니라 15년 동안 꾸준히 투자한 결과 범용 제조업으로 평가받던 메모리를 AI 시대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바꿔왔다”고 강조했다.

“AI, 사이클 아냐…앞으로 5년이 가장 중요”

최 회장은 AI 산업 역시 단기적인 호황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는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산업 자체가 진화하는 과정”이라며 “완전한 AI에 도달할 때까지 이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AI는 완성된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단계”라며 “앞으로 5년은 AI 생태계가 성숙해지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가 고도화되면 생산성과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고 새로운 수익 창출 구조가 형성되는 선순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니엘 뉴먼 퓨처먼그룹 최고경영자(왼쪽)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다니엘 뉴먼 SNS 자료)
다니엘 뉴먼 퓨처먼그룹 최고경영자(왼쪽)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다니엘 뉴먼 SNS 자료)


향후 AI 산업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자금 부족을 꼽았다.

최 회장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도 있고, AI 산업의 성장 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도 있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라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의 병목현상을 해결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지속해서 투입돼야 한다”면서 만약 AI 생태계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성장 모멘텀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는 이제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안보와도 연결되는 분야“라며 ”AGI(범용인공지능) 시대에 도달하기 전까지 정부 역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는 AI 인프라…서비스형 메모리도 가능“

메모리의 역할에 대해서도 ”AI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지능을 만들어낸다“며 ”AI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저장해야 하므로 메모리는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AI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토큰 비용을 낮추는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높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망 병목현상 해소를 통해 AI 인프라 구축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이미 미국에 3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벤처, 연구개발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인디애나 공장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디애나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첨단 패키징 공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웨이퍼 전 공정뿐 아니라 HBM 패키징 기술 역시 메모리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메모리 사업의 진화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단순한 메모리 제조기업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서비스형 메모리’(Memory as a Service)와 같은 새로운 사업모델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 없이는 이해관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주주와 사회에 대한 책임도 더욱 커진 만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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