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수백명 감원
메타, 저성과자 해고-AI 인재 확대
MS-애플 등도 AI 이외 인력 줄여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에도 ‘군살 빼기’를 이어가고 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공지능(AI) 기술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플랫폼과 디바이스 부문에서 수백 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구조조정은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픽셀폰, 크롬 브라우저 등에서 주로 이뤄졌다.
구글 측은 “지난해 플랫폼과 디바이스 팀을 통합한 이후 보다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집중해 왔다”면서 “그중 하나로 1월에 제공한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에 이어 일부 인력 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2023년 1월 전 세계 인력의 약 6%에 해당하는 1만2000개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한 이후 비핵심 부서를 중심으로 조직을 슬림화해 왔다. 구글은 2월에도 구글 클라우드 부문 감원에 나섰으며, 지난해 5월에는 IT와 기술 인프라, 보안, 앱 플랫폼, 개발자 및 엔지니어링 기술 부서에서 200명을 줄였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도 조직 정비 및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메타는 1월 전 세계 직원의 5%에 해당하는 저성과자 3600여 명을 해고했다. 반면 머신러닝 엔지니어 등 AI 분야 인재 채용은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메타는 앞서 2022년 1만1000명, 2023년 1만 명의 직원을 감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AI 중심 사업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늘어난 인력을 정리하는 한편 AI라는 미래 성장 동력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AI 수익성 개선과 기술 혁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빅테크 기업들의 ‘군살 빼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9월 엑스박스 게임 부문에서 650명을 줄인 데 이어 다음 달까지 중간 관리자와 비개발자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도 최근 커뮤니케이션 부서를 포함해 여러 부문에서 감원을 단행했으며, 애플도 지난해 디지털 서비스 부문에서 약 100명의 직원을 줄였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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