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건설현장 안전 관리하고 신사업 육성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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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국건설]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서초구 잠원동 소재 본사에 위치한 안전상황센터에서 전국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 박현철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서초구 잠원동 소재 본사에 위치한 안전상황센터에서 전국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은 올해 초 박현철 부회장이 시무식을 통해 밝힌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미래 사업 육성’을 위해 기술과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또한 그룹에서도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 시대에 맞춰 사업 혁신을 강조한 만큼 AI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지난 3일 R&D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된 AI 전담 조직인 ‘AGI TFT’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AGI(범용 인공지능)는 특정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AI에서 한 단계 발전해 다양한 상황에서 넓게 적용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AGI TFT 출범 행사에서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는 미래 사업을 선도할 ‘롯데건설 AI 수행계획’, 롯데정보통신은 ‘건설 핵심 비즈니스 기반 AI 전략 수립 컨설팅’을 발표했다. AGI TFT는 앞으로 △AI 업무 자동화 △스마트 AI 기술 확보 △신사업 AI 서비스 확대 등의 활동을 추진해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AI 기술 활용… 현장 중심 안전 체계 구축
롯데건설은 건설에 특화된 AI 기술을 활용해 시공 품질뿐만 아니라 안전관리에도 적용하고 있다. 먼저 업계 최초로 AI 기반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 균열 추적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 시스템은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의 도로 노면이 촬영된 이미지와 영상을 수집해 딥러닝(심층 학습) 방식으로 시간 경과에 따른 균열 진행 상태를 비교 분석한다. 이를 통해 균열의 진행 상태를 줄자로 측정해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 비해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으며 데이터화된 균열 이력에 따라 위험 발생 경고와 사전 대처가 가능하다.

지난해 10월에는 AI 시스템을 연계한 통합 영상관제 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했다. 안전상황센터는 롯데건설 전 현장에 설치된 CCTV를 본사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중으로 감지하고 사고 예방 및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마련했다. 또한 안전관리 전문가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눈에 띄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놓치지 않고 관리한다. 이를 통해 안전상황센터는 개관 이후로 3개월 만에 총 179건의 재해를 예방했다. 전담 인력이 상주해 실시간으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위험 발생 시 핫라인을 통해 해당 작업을 즉시 중지시키며 주기적인 모니터링 결과 분석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반영하고 있다. 박현철 부회장은 “안전 의식과 안전 문화를 새롭게 정착시킨다는 마음으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켜 나아가야 한다”며 생명 존중 안전 문화와 현장 중심의 안전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준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 현장을 건강한 작업 공간으로 조성하며 현장 기술 인력을 강화하고 현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과 AI 플랫폼 개발해 시너지 창출
롯데건설이 국내 최초로 산업안전 혁신 스타트업 두아즈와 함께 ‘AI 기반 건설 시방서 질의응답 및 분석 플랫폼(ConGPT)’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ConGPT 플랫폼은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와 같은 강력한 거대 언어 모델(LMM) 기술에 기반을 둔다. 이 플랫폼은 건설 현장의 복잡하고 다양한 시방서(공사 순서를 적은 문서)에 대한 질문에 실시간으로 응답하며 협력사와 건설 담당자들이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더욱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건설 현장의 복잡하고 다양한 설계 기준을 빠르게 확인해 시방서 기술 검토가 가능해지며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건설 현장의 품질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월에는 두아즈와 함께 ‘AI 단열 설계 검토 프로그램 INScanner(인스캐너)’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열재 누락 및 미비로 인한 결로, 곰팡이 등의 하자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단계에 걸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단열 설계 검토 작업을 AI 기술로 대체한다. 또한 건축 단계별로 변경되는 설계상의 오류를 지속적으로 체크해 단열 설계 품질을 향상시키고 이를 위한 검토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향후 실무에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한국주택협회 주관 ‘2023 주택건설의 날’ 행사에서 해당 기술을 소개한 바 있으며 롯데건설 현장에서 시험용 베타테스트를 거쳐 2025년 프로그램 배포를 목표하고 있다.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관계자는 “AI 단열 설계 검토 프로그램의 개발은 반복적인 도면 검토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사례”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품질관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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