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불확실성 이긴다”… 해외 진출 늘리고 신산업 개척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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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국건설] 현대건설, 중동 플랜트사업 성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운영까지 확장
그린비즈니스 전환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 사업분야 적극 투자

《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2024년 새해, 한국 건설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불확실성의 한 해를 직면하고 있다. 고금리,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한 사업 여건 악화가 건설업계 전반의 위기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도 각 건설사는 해외 수주와 신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한편 건설업 본연의 시공 경쟁력 확보, 신기술에 바탕을 둔 안전 역량 강화 등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

해외로 눈 돌리는 건설업계

현대건설은 올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의 독점적 협력사 지위를 확보한 만큼 가격 경쟁 중심의 입찰이 아닌 비경쟁 수주를 노리고 있다. 또 기존 플랜트 사업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설계, 시공뿐 아니라 사업 개발 및 운영·판매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력 중개 거래 사업에도 나서며 수소와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중심으로 연구 역량 확보에 나선다.

2023년 신규 수주 13조2096억 원으로 목표였던 12조3000억 원을 초과 달성한 대우건설은 올해도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 분야에 대한 확대와 이를 통해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변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를 축으로 삼아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창사 50주년을 맞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경영 방침을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펀더멘털 강화’로 정했다. 지난 50년간 축적해온 경험과 기술력을 단단하게 다지고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 6월까지 인도 첸나이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GEC)를 설립해 설계 역량 강화, 글로벌화 등에 나선다. 중동 지역 플랜트 프로젝트의 수행 및 추가 일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건축·주거 분야에서도 수주 경쟁력 강화, 건축 역량 고도화 등을 통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하고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신산업 ‘선택과 집중’으로 돌파구
신산업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는 기업도 있다. GS건설은 ‘잘하는 것은 더 잘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 신사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한 프리패브 사업이 있다. 2020년 폴란드와 영국의 모듈러 전문 회사를 인수한 뒤 3년 만에 관련 매출이 61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하며 신사업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내화 시스템과 구조 접합 시스템 등 프리패브 관련 연구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그린 비즈니스로 사업모델 전환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 두 축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 3분기(10∼12월) 환경·에너지 신사업 매출 비중은 35.1%로 2021년 말(15.3%)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물론 해상풍력, 그린수소 사업, 재생에너지 사업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해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박현철 부회장이 시무식을 통해 밝힌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을 통한 새로운 미래 사업 육성’을 위해 AI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는 등 AI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AI를 활용해 설계 과정을 검토하는 등 공정 효율화, 품질관리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개발본부를 신설하는 등 도시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일대를 개발하는 4조5000억 원 규모 ‘H1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약 15만 ㎡의 철도 시설 용지에 미래 도시의 비전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로 올해 7월 이후 착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용산 철도병원 땅 개발, 공릉역세권 개발 등도 추진된다.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건설사 본연의 건설업 역량 강화와 기본기 재정립을 강조하는 기업도 많다. 기본기가 탄탄해야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모든 공종과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DL이앤씨만의 제대로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고객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최고의 품질 구현’을 목표로 통합 업무 매뉴얼을 완전히 다시 작성하고 있는 것. 특히 협력업체까지 참여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업무 매뉴얼과는 차별화된다는 것이 DL이앤씨 측의 설명이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과 활용 분야(CCS/CCU) 등 신산업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 등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친환경 미래 사회 건설을 위해 업(業)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기업’이라는 비전을 앞세웠다. 최우선 목표를 안전 경영으로 삼고 신기술을 접목한 안전관리 방안을 현장에 도입한다. 친환경·디지털 등 건설사업 패러다임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기술력 기반의 원가경쟁력 우위 확보,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 강화 등에도 나선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지속가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건설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현금흐름을 경영의 중심에 두고 내실 경영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올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착공과 더불어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대전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등을 추진한다. 건설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단순 시공을 넘어 디벨로퍼형 사업을 본격화한다.

대방건설은 새해를 맞아 안전관리 강화 및 상생 경영에 나서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위험성 평가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안전 문화 정착에 나선다. 협력사 직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협력사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종합부동산회사 우미건설은 주택, 건축, 토목사업은 물론 프롭테크 투자, 부동산 자산운용사 투자, 상업시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 장기 투자를 통해 부동산 생애주기 전 과정에 진입할 수 있는 사업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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