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한국판 매그니피센트7’ 뜬다… 불붙은 韓 AI 테크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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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개인비서 AI ‘에이닷’ 출시
KT는 이달 말 ‘믿음’ 공개 예정
AI 검색서 네이버-카카오 격돌
LG-삼성-NC도 잇달아 참전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국내 기업들의 초거대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화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국내 최초 초거대 AI 상용 서비스인 ‘에이닷(A.)’을 정식 출시한 데 이어 KT가 이달 중 ‘믿음’을 선보이며 AI 서비스 상용화 흐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분야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정면 격돌한다. 삼성과 LG, NC소프트도 각각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발표하며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AI 산업의 왕좌를 놓고 경쟁할 빅테크 기업군, 이른바 ‘한국판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위대한) 7’의 윤곽이 선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국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혁신

매그니피센트 7은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 7곳을 가리키는 용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페이스북)가 주인공이다. 기존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한데 묶은 팡(FAANG)이 주목을 받았지만 AI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매그니피센트 7’의 경쟁으로 바뀌었다.

이들처럼 AI 기술로 시장 패권을 거머쥐려는 국내 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유 기술력이나 AI를 적용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 포트폴리오, 지속 투자가 가능한 자본력 등을 고려하면 국내 역시 7개 기업이 꼽힌다. SK텔레콤과 KT, 네이버와 카카오, 삼성과 LG, NC소프트다. 이들을 가리키는 ‘한국판 매그니피센트 7’이란 표현도 생겼다.

최근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변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2022년 베타 버전을 처음 공개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에이닷에는 기존 전화에 AI 기술을 적용한 AI 전화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전 통화 내역을 고려해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약속한 일정을 캘린더에 등록하거나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해 주요 내용 요약을 제공하는 등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선사한다. 기상, 출근, 취침 등 일상 전반에 걸친 AI 서비스도 제공한다. AI 수면 관리, AI 뮤직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나아가 AI 관련 투자 비중을 최근 5년간 평균치(12%)의 약 3배인 33%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 투자 방침도 공식화했다. SK텔레콤의 AI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자강(自强) 모델’, 외부 동맹을 적극 활용하는 ‘협력(協力) 모델’을 망라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해 2028년 매출 25조 원 이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세부 목표는 AI 인프라, AI 전환(AIX·AI Transformation),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의 국내 규모 확대와 중장기적인 글로벌 진출, 멀티 LLM(대규모 언어 모델) 고도화 및 글로벌 AI 기업 협력 확대 등의 전략을 추진한다.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의 주요 비즈니스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AIX에도 박차를 가한다.

KT는 매개변수(파라미터) 2000억 개 이상으로 예상되는 초거대 AI ‘믿음’을 10월 중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특징이나 성능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하는 ‘협업 융합 지능’ 등에서 강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자사의 AI 기술을 AI 기반 고객센터인 AICC, 물류, 헬스케어, 로봇 등에 적용해 2025년 AI 관련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검색의 진화 시도

검색 서비스 부문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정면 승부를 벌인다. 네이버는 올 8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지난달 20일부터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AI 검색 서비스 ‘큐:’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이를 연말 즈음 통합 검색에 적용하고 추후 쇼핑이나 페이, 플레이스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올해 안에 AI 모델 ‘코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다. 비용 면에서 합리적인 중소형 규모 모델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코GPT 2.0을 카카오톡과 주문, 예약, 결제 등 카카오 공동체 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할 계획이다.

게임 업계에선 유일하게 LLM을 개발한 기업인 엔씨소프트가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는 올 7월 ‘바르코 LLM’을 공개했다. 현재 매개변수 규모는 13억, 64억, 130억 개로 작은 편이지만 올해 말에는 520억 개, 내년에는 1000억 개 규모에 달하는 초거대 AI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모델을 다국어, 이미지 생성, 디지털 휴먼 제어 등 자사 서비스에 활용할 방침이다.

그 밖에 LG는 AI연구원을 통해 올 7월 매개변수 규모가 약 3000억 개에 달하는 ‘엑사원 2.0’을 선보인 바 있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고, 카메라를 이용해 시각정보를 데이터로 변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삼성SDS는 지난달 12일 LLM 기반 생성형 AI 전략을 발표했다. 메일, 메신저, 미팅 등의 공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기업 내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연결하고 활용하는 ‘패브릭스(FabriX)’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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