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첫 메탄올 컨테이너선 명명식… “탄소중립 새 이정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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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덴마크 발주사 행사 참석
디젤과 혼용해 온실가스 25% 감축
향후 5년간 연평균 171% 성장 예상
韓조선업계 ‘차세대 먹거리’ 떠올라

“‘로라 머스크호’는 (글로벌 해운업계) 탄소 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14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항에서 열린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에 참석한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말이다. HD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제작한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인 로라 머스크호가 발주사인 덴마크 AP몰러-머스크(머스크)에 인도되면서 본격적인 메탄올 추진선 시대가 열리게 됐다.

● 출발선에 선 메탄올 추진선 시대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이 14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머스크의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이 끝난 뒤 선실에서
 로베르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에서 네 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머스크 제공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이 14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머스크의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이 끝난 뒤 선실에서 로베르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에서 네 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머스크 제공
17일 HD현대에 따르면 로라 머스크호는 21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로라’는 머스크 창업주인 아르놀 페테르 묄레르의 아버지가 구입했던 첫 번째 증기선인 ‘로라호’에서 따온 이름이다. 현재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가 메탄올 추진선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의미로 역사적인 명칭을 따온 것이다.

로라 머스크호는 메탄올과 디젤(벙커C유)을 혼용해 원료로 사용하기에 기존 디젤로만 움직이는 선박에 비해 황산화물은 99%, 질소산화물은 80%, 온실가스는 25% 줄일 수 있다. 탄소 배출 규제가 나날이 엄격해지면서 메탄올 추진 선박은 글로벌 해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상태다. 머스크는 2021년 7월 현대미포조선에 로라 머스크호를 발주한 다음 달부터 대형 선박 제조사인 HD현대중공업에 1만6200TEU급 12척, 1만7200TEU급 6척을 추가 발주했다.

로라 머스크호는 HD현대 산하 조선사들이 머스크로부터 발주받은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중 가장 작지만, 맨 먼저 인도돼 새 시대를 알린다는 의미가 크다. 나머지 18척은 내년 상반기(1∼6월)부터 2025년까지 건조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 사장은 명명식에 하루 앞선 13일 머스크 본사를 찾아 로베르트 머스크 우글라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그는 향후 완성될 메탄올 추진선과 관련해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 개발로 그린오션(해운사들의 탄소 중립)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조선사의 ‘미래 먹거리’ 기대


업계에서는 ‘로라 머스크호’를 시작으로 메탄올 추진선이 한국 조선사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누적 발주 117척 중에 한국 조선사들이 52.1%인 61척(HD현대 43척, 삼성중공업 16척, HJ중공업 2척)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48척, 일본은 8척이다. 최근 미국선급협회(ABS)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 선박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7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의 제조와 운행이 전 세계 탄소 배출량 총량의 3%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바다 위 탄소 배출량 감소도 업계의 중요 화두로 자리매김했다”며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넘어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 기반의 선박에서 향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hd현대#메탄올 컨테이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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