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신입 공채…삼성은 왜 계속 유지할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28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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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 vs 비공채…대기업 인재채용 왜 나뉘나
"저성장 시대, 필요한 만큼 뽑는다" 수시 선호
삼성은 '예측 가능성' 차원서 공채 제도 유지

경기침체 여파로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재계 맏형인 삼성은 올 하반기에도 대규모 공채를 예고해 관심이 쏠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원래 공개 채용은 대기업 채용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었지만 최근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대졸 공채를 폐지했고, LG그룹도 2020년에 공채를 없앴다. 이어 SK그룹도 지난해 계열사별로 100%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중 삼성만 정기공채를 실시한다. 삼성은 국내 기업 중 최초인 1957년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했고, 현재까지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내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3급) 공개 채용에 나선다.

삼성이 공채에 나서는 것은 대규모 인력을 짧은 시간에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이 같은 공채는 경기나 실적과 무관하게 대규모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채용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727곳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채용동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대기업 10곳 중 7곳(78.8%) 만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이사는 “신입 채용을 축소한 기업이 예년보다 더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수시 채용은 기업들마다 인력이 필요할 때 소규모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채용 인력이 많지 않아 기업이 원하는 인재 판단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선 개개인의 직무 역량을 평가하는 채용 방식은 계열사별 채용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그룹 중심의 대규모 채용 방식 대신 계열사 중심의 맞춤형 수시 채용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라며 “채용 관련 업무 강도나 비용 측면에서 수시 채용이 한결 유리하다”고 밝혔다.

◆삼성 “안정적 일자리 창출 위해 공채 유지”

이런 장점에도 불구, 삼성이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제공하려는 대승적 차원의 결정이라는 평이다.

특히 공채 제도는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수시 채용은 회사가 필요한 만큼만 인력을 뽑기 때문에 채용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고, 공고가 올해 나오느냐도 알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수시 채용의 경우 직무 경험이 없는 청년들의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측면도 없지 않다”며 “삼성의 공채 제도는 대학을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둔 청년들이 공개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통로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시채용 기업들도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예측 가능한 상시 채용’ 원칙에 따라 대졸 신입 채용을 매 분기 마지막 달 1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일괄 모집한다. 기아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이브리드 채용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매달 직무별로 상시 채용을, 하반기에는 부문별로 일괄 채용을 병행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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