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시장 선점”… 건기식 사업 뛰어드는 유통업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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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3년만에 25% 폭풍성장
현대百 “네슬레와 MOU, 협력 강화”
이마트-롯데마트도 브랜드 확대
CJ제일제당 등 사업분리 투자 확대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추세에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 식품과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들은 건기식 시장의 성장이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보고 한 발 앞선 투자와 협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가 운영하는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건강기능식품 관련 협력을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네슬레 건기식 브랜드의 국내 독점 유통, 건기식 소재 및 제조 기술 교류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네슬레가 그룹 차원의 협력 관계를 맺는 건 한국에서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라며 “양사의 제품을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 파는 등 건기식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1429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9년 4조8936억 원에서 3년 만에 약 25% 성장했다. 최근 3년간 5∼10%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네슬레와 건기식 협업을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시장 성장세를 감안한 것이다.

다른 기업들도 건기식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건강 사업 분야를 CJ웰케어로 분리해 독립 운영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헬스케어 기업 블루앤트와 MOU를 맺고 사업 분야를 늘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8월 건기식 전문 스타트업 빅썸의 지분을 53% 인수했다. 유통업계도 자체 건기식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2021년 프리미엄 건기식을 지향한 브랜드 ‘바이오퍼블릭’을 론칭하고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식품, 미용 자체 브랜드(PB)인 ‘해빗’의 제품군을 건기식 분야까지 확대했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요일별로 맞춤 비타민을 먹는 등의 ‘건강 관리 인구’가 늘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고령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서 건강을 지키려는 욕구도 커졌다. 이전에는 홍삼이 사실상 국내 건기식 시장을 독점했지만, 현재는 유산균이나 단백질 관련 제품 등의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체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건기식의 인기와 소비층의 확대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세계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수출도 증가세다. 21일 기능성 농식품자원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수출액은 2306억 원으로 2018년 1259억 원 대비 83.2% 늘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1년 한국산 건기식은 미국 시장에서 3위(8.3%)를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 여기에 빠르게 늙고 있는 중국 시장까지 감안하면 글로벌 건기식 시장은 지금보다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전체로 보면 건기식 시장은 아직까지 절대 강자가 없다”며 “특히 ‘어디어디에 좋다’며 세분화할 수 있는 만큼 새로 수요를 만들어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6조시장 선점#건기식 사업#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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