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개사, 임단협 숙제 남긴 채 일제히 여름휴가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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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돌입한 자동차 업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모두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라는 숙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여름 휴가에 돌입했다. 노사 간 줄다리기는 9월 말인 추석 연휴쯤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체 공장 설비의 가동을 멈추는 여름 휴가에 돌입했다. 매년 8월 첫째 월요일이 있는 주간에 유급 휴가를 보내기로 노사가 합의한 KG모빌리티는 8월 7~11일이 휴가 기간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주말을 끼고 일주일 간 쉬는 다른 회사와 달리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를 여름휴가 기간으로 정했다. 이는 재고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생산량 조절 차원이란 해석도 나온다.

5개사는 모두 임단협이 한창 진행중이었으나 휴가가 시작되기 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장 진전이 있었던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1일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금 25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긴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들이 찬반투표에 나섰지만 부결됐다.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는 현대차와 기아 노조도 사측과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전국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것과 관련해 사측에서 “정치적 불법파업”이라며 안현호 노조지부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사간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황이라 협상이 조기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을 생산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을 생산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제공
한국GM 노조도 지난해 9년 만에 흑자를 낸 것 관련해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성과급 1800만 원 지급을 요구하며 임단협을 이어가고 있다. KG모빌리티도 6월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시작한 뒤 아직까지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추석쯤까지 기다려야 임단협 합의에 이르는 업체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7월 한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3만4968대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0.3% 늘어난 26만472대를 팔았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56.2% 증가한 4만705대를 팔았다. KG모빌리티는 1만848대를 팔아 전년 동기(1만752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르노코리아는 7월 내수 판매량이 1705대로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200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르노코리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M3 E-테크 하이브리드’가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제공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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