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치솟는 ‘폐플라스틱’…석화업계 ‘보물’ 될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1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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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폐플라스틱’ 가격이 치솟고 있다. 기업들은 폐플라스틱으로 열분해유나 나프타를 만들면서 친환경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양질의 원료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귀한 몸 ‘폐플라스틱’…PET·PE·PP 가격 ↑
1일 환경부 자원순환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압축 페트(PET) 가격은 kg당 513.9원을 기록했다. 2020년 평균 가격 233원과 비교하면 120.5%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또 다른 플라스틱 재생 원료인 폴리에틸렌(PE)와 폴리프로필렌(PP) 역시 가격이 크게 뛰었다. 플레이크(잘게 부순 형태) 기준 PE 가격은 kg당 493원에서 721.5원으로 46.3% 올랐고, PP의 경우 447원에서 572.3원으로 28% 상승했다.

폐플라스틱 가격 상승은 유가 변동 영향도 있지만, 최근 석화업계에서 폐플라스틱 관련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던 것이 큰 원인이다. 삼일 PwC는 지난해 약 60조원 규모였던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2027년 약 8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탄소 석화업계, 열분해유로 친환경 ‘드라이브’
석화업계는 전체 산업군 중 3번째로 탄소 배출량이 높은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탄소 배출량 저감이 화두가 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수 과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 줄이기’에 가장 적합한 사업이 폐플라스틱으로 꼽힌다.

업계는 특히 폐플라스틱 기반으로 ‘열분해유’를 만드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열분해유란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고열로 가열해 만든 기름이다. PP나 납사 등을 추출해 새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연료로 쓸 수 있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한화 모멘텀 부문은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저온 열분해 유화 기술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열분해 시설 실증화 테스트를 진행한다. 폐플라스틱·폐비닐로 열분해유를 생산해 재생나프타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다.

LG화학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충남 당진에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 시 연간 2만톤 이상의 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해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울산 페트(PET) 공장 전체를 재생 페트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같은 해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을 100만톤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폐플라스틱 수급 쉽지 않아…“정책 마련 시급”
그러나 깨끗하고 질 좋은 폐플라스틱을 구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관련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깨끗하고 질 좋은 폐플라스틱을 구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원료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원자재 가격 부담도 갈수록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폐플라스틱을 돈을 받고 가져왔다면, 이제는 돈을 내고 가져와야 한다”며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보니 정부가 나서서 플라스틱을 분류하거나 수집할 정책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들 사이에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적 제품을 사용하려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폐플라스틱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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