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이스벨트, 아프리카 수출 거점 확보-일자리 늘릴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업 이끄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단기 지원 아닌 농업 시스템 전파
시범사업서 쌀 생산량 4배 늘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에도 도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아프리카 8개국 대상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K라이스벨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아프리카 8개국 대상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K라이스벨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K라이스벨트’ 사업은 우리 농업의 아프리카 진출 거점을 마련할 기회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초 가나, 케냐, 우간다 등 아프리카 8개국과 함께 한국의 벼 종자와 영농 기술을 아프리카에 전파하는 ‘K라이스벨트’ 사업을 개시했다. 쌀 자급률이 낮은 이들 나라의 벼 생산 역량을 높여 기아 해결에 기여하는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로, 연간 3000만 명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라이스벨트’ 사업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넘어 한국 농업 시스템 전파, 국격 제고, 국익 확보 등 1석 4조 효과가 있는 사업”이라며 “우리 농기계의 수출 거점을 마련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 사업을 위해 최근 아프리카를 직접 방문했고, 대통령 등 각국의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도 병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K라이스벨트’에 대한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달 기니에 갔더니 저녁 메인 뉴스에서 ‘정부가 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한국에서 농식품부 장관을 초청했다’는 내용을 10분가량 특집으로 방송하더라. 우리나라가 1960, 70년대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었던 것처럼 이들도 쌀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다.”

―다른 ODA 사업과 차이가 있다면….


“단기적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생산 역량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은 새마을운동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 주식을 자급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 기니와 카메룬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 얘기를 해줬더니 큰 관심을 보여 우리가 아마존에서 프랑스어판 박정희 전기를 주문해 선물하기도 했다. 깊이 참고해서 식량 자급률 향상에 힘쓰겠다고 하더라.”

―한국에는 어떤 도움이 되나.

“수출과 일자리다. 우리 종자와 농기계를 보내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향후 종자, 농약, 비료 및 이앙기, 콤바인 등 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지 해외농업기술지원센터(KOPIA) 등에 한국에서 은퇴한 농업 전문가들이 나가서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적 이익도 있나.

“현지에서 대통령 등 지도부를 만나며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했다. 나라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어느 국가에서는 한국 기업을 자국에 진출시켜 자원 개발을 함께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업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상당히 높다.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시범사업에서 기니의 경우 ha당 생산량이 4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프리카 농민들은 모내기 방식을 접해 본 적이 없어 그냥 밭에 볍씨를 뿌리는 식으로 쌀농사를 하고 있더라. 현지 사정에 맞춘 이앙(移秧) 기술을 가르쳐 주고 국내에서 개발한 다품종 벼를 도입하니 생산량이 늘었다. 최대 10배까지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게 목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k라이스벨트#아프리카 수출 거점 확보#일자리 늘릴 기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