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모두가 동참해야 할 때[기고/윤석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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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최근 라면값 인하가 뜨거운 화두였다. 생활물가 전반이 급격히 오르는 와중에 서민들의 먹거리 중 하나인 라면의 가격이 내린다는 소식은 마른 땅에 단비처럼 반가웠다. 라면값 인하로 물가가 안정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토록 이슈가 된 것을 보면 고물가로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지금 우리 경제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기후 변화와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전환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당연시하던 경제성장의 조건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 경색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가항력적 원인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이 급증했다. 그 결과 원치 않는 인플레이션의 격류에 휩쓸리게 됐다.

물가안정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 경제의 회복 여부가 물가안정 시기와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 진단한다.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우리가 가진 자원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물가안정을 우선순위로 놓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공사 역시 요금 인상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댐 용수와 광역상수도 요금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 국민의 공기업으로서 고물가에 따른 국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서다. 또한, 전국 지자체가 당면한 수도 요금 인상의 부담을 완화해야 하는 필요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용수 이용이 많은 산업 현장이 요금 안정에 따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공공요금은 모든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근원 요소이자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척도다. 효율성과 공공성의 조화가 요구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국가 경제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금 인상 요인을 감내해야 한다. 취약계층에게는 요금을 감면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하다.

한편, 공기업으로서 요금 안정화에 따른 재무건전성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 요금 안정화에 따른 손실이 없도록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투자 재원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물관리 혁신으로 비용 절감을 이루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한국수자원공사의 물가안정 노력만으로는 국가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물가 극복을 위한 사회적 동참과 흐름을 만들어 내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물가안정을 위해 힘을 모으자. 공공분야를 필두로 경제 주체 모두가 물가안정이라는 정부 기조에 동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모두 함께 각자 저마다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한다면 고물가와 세계 경제 침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물가 안정#공공요금#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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