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예상보다 더 나빠”…계속되는 수출 부진, 반등 시점은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1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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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무역적자가 14개월째 이어졌다. 정부는 무역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만큼 반등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수출 회복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보다 14.2% 감소한 496억2000만 달러(약 66조5404억원), 수입은 13.3% 감소한 522억3000만 달러(70조404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6억2000만 달러(3조513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수출 감소는 7개월째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수출 감소 기록이다.

월간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로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리 수출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게 실제로 맞지 않나 생각된다”며 “현재까지는 뚜렷한 반등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계속되며 지난달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출은 D램 등 제품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44억 달러(41.0%) 감소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가 제품가격 하락으로 큰 폭의 수출 감소세가 계속됐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이 예상치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4월에 100억 달러를 넘어섰던 상황에서 이번에는 80억 달러는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나쁜 상황이어서 반등을 기대하기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은 맞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상황은 그래도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반도체는 중국에서 소비하는 양보다 실질적으로 다른 전자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게 많으니까 세계 경기가 좋아져야 (수출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 교수도 “자동차 수출이 양호해서 괜찮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반도체 의존이 높은 경제였기 때문에 반도체 약화는 확실히 타격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또 미국과 중국의 현재 이슈가 조기에 그렇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는 있으나 여전히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며 “반도체 개선이 안 되면 전체적인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3분기 이후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 회복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지만 바닥을 찍고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업황의 단기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메모리 업체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 등 영향으로 3분기 이후 업황 개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1분기 말에 밀어내기 수출로 재고 물량 자체가 줄어들었고 생산량이 생각보다 많이 증가해 어느 정도 가시적인 바닥권이 보인다”며 “3분기에는 이제 반등할 가능성이 비교적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계속해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25억 달러(16조7625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적자 규모는 2월 53억 달러(7조1073억원), 3월 46억 달러(6조1686억원)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기록한 무역수지 26억2000만 달러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의 적자다. 정부는 이를 올해 안에 수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이 장관은 “조업일수 감소(1.0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감소율이 줄어들고 있고 무역적자 규모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수출활력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단기적 차원과 중장기적차원의 지원방안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시장인 유럽연합(EU)과 중동에서의 성과도 희망적이다. EU와 중동은 자동차 수출 급증과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일반기계 등 수출이 증가해 각각 9.9%, 30.7% 늘었다. EU는 역대 4월 중 가장 높은 수출액을 기록했고, 중동은 6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한국산 자동차 판매 및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미국시장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모바일 D램·낸드플래시 시장 수요 감소, 공급과잉에 따른 출하량 부진 등으로 반도체 분야가 줄고 바이든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에 따른 의약품 수입 감소로 바이오헬스 부분이 줄긴 했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출액인 91억8000만 달러(12조3104억원)를 기록했다.

구 교수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소비재 수출은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는 개선까지는 어렵지만 3분기 때는 (반등 가능성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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