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12년, 2조원 가격인하 효과” “불공정 경쟁 심화… 새 사업모델 찾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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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알뜰주유소 성과-과제’ 토론회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뉴스1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뉴스1
정부가 알뜰주유소 사업을 시작한 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인하 효과가 2조 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정부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사이의 불공정 경쟁이 심화된 만큼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과 시장경제학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알뜰주유소 12년,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알뜰주유소 도입에 따른 직간접 효과를 분석한 결과 2012∼2020년 소비자 후생 증가는 총 2조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석유제품 가격 인하 효과로 인한 소비자 이익은 휘발유 7000억 원, 경유 1조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정부 지원으로 가격을 낮춘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간 불공정 경쟁 요소는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알뜰주유소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발제를 맡은 장현국 KEI컨설팅 전무는 “알뜰주유소 운영 과정에서 경쟁중립성 훼손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제품 공동구매 시 물량별 할인제도, 계약물량 허용 한도 등을 폐지하거나 제한해 시장의 경쟁중립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알뜰주유소에 정유사가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계약물량은 ‘기준물량±α’로 돼 있어 기준보다 더 많은 석유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수록 할인 폭이 커져 일반 주유소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알뜰주유소 민영화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경제지주가 석유제품을 공동구매해 알뜰주유소(자영·EX·NH)에 공급하는 형태다. 장 전무는 “공동구매 운영 주체를 민간으로 이관해 정부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김대일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장은 “민간 이관 시 공동매입권을 가진 업체가 이익을 추구할 경우 국민 후생 증가나 정책의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토론자인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알뜰주유소의) 효율적 운영 등 시장 혁신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는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알뜰주유소#불공정 경쟁#알뜰주유소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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