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수출, 위기를 넘어 재도약의 기회로[기고/전성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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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디지털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디지털 수출(정보통신 분야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전년 대비 3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함께 러-우 전쟁,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경제 블록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우리 경제에서 디지털의 역할은 중요하다. 디지털은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7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디지털 분야 808억 달러 흑자가 없었다면 적자 폭이 더 컸을 것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디지털 수출 재도약을 위해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디지털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이 주도하고 있다.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3대 품목 부진이 수출 감소의 주원인이다. 주력 품목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해답은 시스템반도체에서 찾을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 대비 2배 이상 큰 규모로 스마트폰·디스플레이와 같은 모든 기기의 성능과 경쟁력의 원천이다. 전 산업에서 활용되기 때문에 경기 변화에 따른 영향도 적다.

최근 인공지능 확산과 함께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가 시스템반도체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NPU(신경망 처리장치), PIM(지능형 메모리) 반도체가 향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메모리 중심의 수출경쟁력을 시스템반도체까지 확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디스플레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인공지능·클라우드를 활용한 혁신적인 디지털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 산업은 반도체의 3.5배 규모인 2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 디지털 서비스 수출은 150억 달러에 불과하다. 따라서 하드웨어 중심에서 서비스 영역까지 수출전략의 확장이 시급하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디지털 공공서비스와 K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서비스, 세계가 인정한 K-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최근에는 딥테크(원천기술)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독보적 기술력으로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챗GPT로 주목받는 오픈AI가 대표적이다. 최근 CES 2023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많은 혁신상을 수상(118개)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딥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딥테크 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과 함께 사업화를 위한 금융, 마케팅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수출은 어려운 시기마다 위기 극복의 견인차 구실을 담당했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활용한 주력 품목의 고도화, 디지털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및 잠재력이 높은 딥테크 기업 육성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 디지털의 재도약을 기대한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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