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불황이 무섭다”… 백화점 업계, 올해 실적부진 위기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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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작년 최대 실적에도
4분기부터 명품 등 매출 꺾여
“올해 소비위축 본격화” 전망속
오프라인 재단장 등 위기탈출 나서

국내 A백화점은 올해 들어 골프 분야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올해 명품 매출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 이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성장률) 둔화 정도가 아니라 매출이 빠질 수 있다는 내부적인 분위기에 긴장감이 높다”고 전했다.

고금리·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고소득 이용객이 많은 백화점 업계에 한파가 덮치고 있다. 코로나19 보복소비 영향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만 보면 사상 최대였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명품 증가율 등이 급속히 꺾이는 등 마냥 웃기 힘든 상황이 됐다.
●코로나19 지나니 명품 증가율 꺾여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지난해 모두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매출 3조2320억 원, 영업이익 49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42.9% 늘었다.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으로 회계기준이 바뀐 2017년 이후 최대치다. 신세계백화점도 매출 2조4869억 원, 영업이익 5018억 원으로 각각 16.4%, 38.5%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2조2896억 원, 영업이익 3788억 원으로 각각 8.9%, 24.3%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실제로 고금리 등 여파가 반영된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 증가율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통상 4분기는 비싼 외투 수요가 느는 등 객단가(고객 한 명당 평균 구매 금액)가 올라 성수기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매출이 6686억 원, 영업이익이 14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6.9% 느는 데 그쳤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6%, 59.1% 급증했던 것에 비하면 한풀 꺾인 수치다. 특히 명품 부문 매출 증가율이 9%에 그쳤다. 2021년 4분기 41%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7%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백화점 영업이익도 9.9%로 전년 동기(28.3%) 대비 줄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로 고객들이 명품도 해외 가서 산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기존에 중국과 국내에 밀어주던 물량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에 씀씀이 줄여… 소비 한파 ‘무풍지대’ 옛말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난 성장세 둔화는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가처분 소득이 줄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백화점 전망치(71)가 전 분기(94) 대비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 이하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기존 방식대로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기 힘들어진 만큼 백화점 업계에선 오프라인 점포를 재단장하면서 특화에 나섰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1∼6월) 백화점 업계 최대 규모 영패션 전문관(센텀시티점)을 연다. 현대백화점은 핵심 점포를 더현대 서울처럼 젊은 분위기로 대대적으로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코로나#불황#백화점#실적부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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