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현실로 이끄는 마법 기판”… LG이노텍, 차세대 기기용 ‘2메탈COF’ 출시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2월 15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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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메탈COF, 초극박 필름형 반도체 기판
XR 기기·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탑재
2030년 XR 기기 글로벌 판매량 10억대 전망
고화소 디스플레이 지원… 사용자 몰입도↑
얇은 두께로 유연하게… 제품 디자인 자유도↑
‘삼성전기·日 도레이’와 경쟁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메타버스가 대세로 등장한 가운데 메타버스를 구체화할 확장현실(XR) 기기 분야를 이끌 업체에 관심이 집중됐다.

LG이노텍은 확장현실(XR) 기기에 필수적인 제품 ‘2메탈(Metal)COF’를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이 제품은 CES LG이노텍 메타버스 코너에서 소개돼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COF(Chip on Film)는 디스플레이와 메인기판(PCB)을 연결하는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Package Substrate)이다. TV와 노트북, 모니터,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 베젤을 최소화하고 모듈 소형화를 돕는다. 얇은 필름에 미세회로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기존 연성회로기판(FPCB, Flexible Printed Circuit Boards)을 대체할 수 있어 ‘초미세 연성회로기판’이라고도 불린다.
2메탈COF는 기존 단면 COF를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은 한쪽 면에만 회로가 있지만 2메탈COF는 양면에 회로를 형성해 고집적 제품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얇은 필름에 ‘마이크로 비아 홀’이라는 구멍을 세밀히 가공하고 양면에 초미세 회로를 구현했는데 이는 전자기기간 신호를 보다 빠르게 전달하면서 초고화질 화면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LG이노텍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기와 일본 도레이가 합작한 업체 스템코도 2메탈COF를 만든다.

LG이노텍에 따르면 해당 제품 비아 홀 사이즈는 25㎛(마이크로미터)다. 머리카락 굵기가 100㎛인 점을 고려하면 머리카락의 4분의1 굵기로 구멍을 낸 셈이다. 비아 홀이 작을수록 제품 윗면과 아랫면을 연결하는 통로가 많이 생기고 전기 신호가 드나드는 패턴 회로도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휘거나 접히는 디스플레이 채용 수요가 늘었고 여기에 장착되는 부품에도 유연성이 요구되는 추세다.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2메탈COF가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 트렌드에 최적 제품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디스플레이 고화소 지원… “사용자 몰입도 향상”
LG이노텍 2메탈COF는 한정된 공간인 필름(1유닛) 양쪽 면을 합쳐 4000개 넘는 회로(채널, 디스플레이 화소당 신호가 들어가는 패턴회로) 형성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패턴회로가 많으면 화소도 좋아진다. 화소가 높으면 고도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XR 기기 개발이 가능하다.

XR 기기를 통해 보여지는 가상 이미지 해상도가 낮으면 마치 모기장을 통해 이미지를 보는 느낌의 불편함(스크린도어 이펙트)이 생긴다. LG이노텍은 모기장 효과를 최소화하고 초고해상도를 지원하기 위해 2016년부터 2메탈COF 사양을 지속 개선했다.
특히 LG이노텍은 새로운 공법 기술을 적용해 패턴회로 폭을 16㎛ 피치까지 줄였다. 원래 18㎛였던 패턴회로 폭을 줄여 업계에서 가장 좁은 수준으로 만든 것이다. 회로 폭이 줄면 COF 표면에 들어갈 수 있는 패턴회로 개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동일한 크기 디스플레이에서도 사용자는 보다 쾌적한 화질의 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실제로 IT제조사들은 디바이스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화질, 베젤 최소화 디스플레이 등을 강조하는 추세다. 제조사들은 과거에는 디스플레이 구동을 지원하는 기술인 ‘칩온글래스(COG, Chip on Glass)’를 사용했다. COG는 디스플레이 위에 칩을 올리는 기술이지만 유연성을 기대할 수 없어 베젤리스와 플렉서블 등이 대세인 현 디스플레이 업계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베젤이 줄면서 안정적으로 고화소를 지원하는 2메탈COF가 각광받는 추세다.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인 XR 기기 등 작은 기기를 메인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향후 마이크로LED 관련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실제로 TV 디스플레이 패널용으로 납품된 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XR용 디스플레이 연평균 성장률은 22.7%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CES에서는 2030년 기준 XR 기기 글로벌 판매량이 10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 얇은 두께로 유연하게… 디자인은 자유롭게
LG이노텍은 2메탈COF의 얇은 두께와 유연성, 이에 따른 자유로운 디자인 구현을 강조한다. 얇고 유연한 필름타입으로 자유롭게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기존 단면 COF보다 더욱 부드럽게 휘어지기 때문에 부품 장착 공간도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세트업체는 보다 많은 부품을 넣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XR 기기가 보다 진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설계에 도움을 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독보적인 초미세 회로 형성 기술을 적용해 회로 집적도를 2배가량 높이면서 두께는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 필름 두께는 70㎛에 불과한데 이는 반도체용 기판 중에서 가장 얇다. 보통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 두께가 15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얇은 두께를 체감할 수 있다. 두께가 줄면 완제품 유연성과 슬림화에 도움을 준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의 디자인과 설계 자유도가 높아지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소비자도 기존 XR 기기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된다.
○ 차세대 XR 시대 여는 ‘2메탈COF’… 디스플레이 수요 기대
LG이노텍은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XR 기기 제조사가 많은 북미나 일본을 겨냥한 수주 관련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메탈COF의 고집적 회로 구현 기술은 연성회로기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제품의 대체 기술로 적용되고 있다. 마이크로LED처럼 새로운 제품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손길동 기판소재사업부장 전무는 “50년 기판사업을 이끌어온 기술 역량과 품질을 바탕으로 2메탈COF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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