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대응·ESG 강화’ 동시에… SK온, 미국 업체와 친환경 음극재 개발 추진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1월 19일 1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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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르빅스와 공동개발협약(JDA) 체결
우르빅스, 화학물질 70% 재활용해 흑연 가공
현지 공급망·ESG 경쟁력 강화 기대

SK온이 미국 소재 업체와 배터리 음극재 개발에 나선다. 북미 현지 공급망 강화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다.

SK온은 미국 소재 업체 우르빅스(Urbix)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 Joint Development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JDA는 연구에 한정된 협약으로 사업에 초점을 맞춘 업무협약(MOU)와 성격이 조금 다르다.

협약에 따라 SK온과 우르빅스는 SK온이 개발한 배터리에 특화된 친환경 고성능 음극재를 공동으로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우르빅스가 정제한 흑연을 바탕으로 한 음극재를 SK온이 개발 중인 배터리에 적용한 뒤 연구를 통해 성능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협업 기간은 2년으로 잡았지만 협의를 통해 연장될 수 있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SK온은 우르빅스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우르빅스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업체로 배터리용 친환경 천연흑연 가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에 연산 1000톤 규모 음극재 생산라인을 현재 구축 중이라고 한다. 생산 규모는 오는 2025년 연산 2만8500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과 함께 리튬이온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 중 하나다. 배터리 수명과 에너지 밀도, 충전 속도 등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원소재로 주로 흑연이 사용된다. 특히 음극재는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로 꼽힌다. 때문에 배터리 업체 상당수가 공급망 다각화에 공 들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작년 하반기에 발간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음극재 생산물량 중 85%가 중국에서 나온다.
SK온은 글로벌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안정적인 원소재 수급을 위해 꾸준히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왔다고 전했다.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의 경우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지난해 칠레 SQM, 호주 업체 레이크리소스 등과 계약을 체결했다. 음극재는 작년 7월 호주 시라(Syrah)와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바 있다.

우르빅스는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흑연을 가공하는 업체라고 한다. 때문에 SK온은 우르빅스와 협력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핵심 원료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르빅스는 정제 과정에서 불산과 염화수소 사용 없이 화학물질 70%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고품질 흑연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희영 SK온 선행연구담당은 “SK온은 원소재 확보를 위해 이번 협약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IRA를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니코 쿠에바스(Nico Cuevas) 우르빅스 CEO는 “세계적인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생산력 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약이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노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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