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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단독]美동부서 오는 항공편 ‘논스톱 비행’ 못할수도

입력 2022-10-05 03:00업데이트 2022-10-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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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기류-러 북극항로 제한 겹쳐
현행법상 ‘최대 16시간’ 초과 가능성
승무원 교체 위해 사실상 경유해야
국토부 “노사합의시 특별비행 검토”
겨울철 제트기류(강한 편서풍)와 러시아 영공 제한이 겹치면서 미국 동부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시간이 16시간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장과 부기장이 한 번에 비행할 수 있는 게 최대 16시간까지여서 노사 합의가 불발될 경우 승무원 교체를 위해 미 서부에서 ‘테크니컬 랜딩’을 해야 할 수도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10월 중순부터 미국 동부(워싱턴, 애틀랜타, 뉴욕, 시카고, 보스턴 등)에서 인천으로 오는 노선의 비행시간이 1∼2시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 15시간 정도 소요되던 노선이 17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북미와 유럽 등을 오가는 항공편은 모두 러시아 영공보다 더 남쪽으로 내려와 우회하는 노선(태평양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노선은 겨울철 제트기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여객기가 비행하는 고도에서는 150∼400km 정도의 강한 편서풍이 부는데 이를 제트기류라 한다. 겨울철 제트기류는 일본과 태평양, 러시아 캄차카반도 쪽으로 올라와 형성된다. 결국 미국에서 올 때는 제트기류를 정면으로 맞으면서 오기에 비행시간이 대폭 늘어난다.

예전에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편의 경우 제트기류를 피해 북극 항로를 이용해 왔다. 현재 러시아 하늘길이 모두 막힌 상황에서는 북극 항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국내 대형항공사의 한 기장은 “항상 제트기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만나면 1∼2시간 정도 더 걸릴 것 같다”면서 “돌발 상황이 생기면 비행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대 승무 시간이다. 현행 항공안전법상 기장 2명과 부기장 2명을 포함한 총 4명의 운항승무원은 최대 승무 시간이 16시간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에도 똑같이 규정돼 있다. 대안을 찾지 않으면 16시간 이상 운항하는 경우 중간 경우지에 테크니컬 랜딩을 한 다음 승무원을 교체해야 한다. 사실상 직항이 아닌 경유를 해야하는 셈이다. 항공사들은 지난달 이런 내용을 노조에 전달하고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예외적으로 비행을 허가해 주는 ‘특별비행근무계획’이라는 조항이 있다”면서 “노사가 근무 형태나 비행안전을 위한 피로 경감 대책 등에 합의를 하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특별비행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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