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없는 충북에 조선시대 전투선 ‘판옥선’이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1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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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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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는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접한 곳이 없는 도 지역이다. 이곳에 한국의 해양과학의 현주소와 미래를 보여줄 전시관인 ‘미래해양과학관’(이하 ‘과학관’) 건설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달 말경 과학관 건립사업 건축공사를 발주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정상동 밀레니엄타운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만5100여㎡ 규모의 건축물을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1046억 원 가운데 건축공사비로 책정된 금액은 274억 원가량이다.

● 내륙지역 국민에게 해양에 대한 이해 기회
이번 사업은 해양 관련 교육·문화·과학시설의 내륙에 설치해 내륙지역 국민에게 해양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해양과학 교육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또 내륙지역 주민에게 해양과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 해양과학 및 해양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하겠다는 목적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동해권에 국립해양과학관(위치·경북 울진, 개관시점·2020년), 서해권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충남 서천, 2015년), 남해권에 국립해양박물관(부산, 2012년) 등을 이미 건설해 운영 중이다.

또 수도권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인천, 2024년 예정)을, 내륙권에는 이번에 입찰에 붙여진 미래해양과학관(청주, 2025년 상반기 예정)을 각각 추진 중이다. 충북은 남한의 중앙에 위치하며 해안을 접하지 않은 내륙도로서 소백산맥을 경계로 1개 광역시, 5개도와 접해 있어서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이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도 좋은 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2019년에 작성한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이 1.16으로 분석됐다. 1을 넘으면 그만큼 비용보다 이익이 크다는 뜻이다.

과학관이 들어설 청주 밀레니엄타운은 청주 국제공항과 연계한 관광 인프라와 대규모 가족공원 중심의 열린 공간을 목표로 조성되는 도시개발사업지구이다. 총면적 58만 6482㎡ 규모에 가족도시공원과 실내 빙상경기장 등 공익시설과 관광 숙박시설 등 수익시설 등이 들어설 에정이다. 올해 준공을 목표로 2018년에 공사가 시작됐으며, 현재 일부 시설은 이용이 가능하다.

● 조선시대 전투선 ‘판옥선’이 충북에 뜬다
2025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는 과학관은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지역주민 설문조사 등을 거쳐 조선시대 수군의 전투선인 ‘판옥선’ 모양으로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로 바닷가에 있는 다른 해양 과학관과 달리 내륙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해양 느낌을 최대한 살리자는 취지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건물 내부에는 ▲해양환경관 ▲바다체험관 ▲해양어드벤처관 ▲해양바이오관 ▲해양로봇관 등 5개 상설전시관과 어린이문화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각 전시관에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360도 서클비전(360도로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 4D(영상콘텐츠 상황을 실제 체험하는 효과를 주는 영상시스템) 등이 적극 도입된다. 이를 통해 바다 없는 내륙지역 학생들에게 해양응용과학이나 융복합기술 등 미래지향적인 해양과학 관련 콘텐츠를 경험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여기에 해양생물수족관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가상체험 공간만 설치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평소 바다를 볼 수 없는 충북 등 중부권 주민들에게 해양생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주민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를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데, 올해 말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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