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은 이달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규제개혁위원회를 열어 에너지·신소재 분야 12건, 무인이동체 5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5건, 바이오헬스케어 10건, 신서비스 1건 등의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발굴 및 경쟁력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기조에 맞춰 처음으로 총괄적인 신산업 규제 완화책을 내놨다.
우선 윤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을 주문함에 따라 첨단산업 분야 대학원 정원을 수월하게 늘리도록 제도를 바꾼다. 지금은 교원, 교사, 교지, 수익용 기본 재산 등 4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대학원 정원을 늘릴 수 있다. 앞으로는 교원 확보율 100%만 충족해도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대학 설립·운용 규정을 올해 9월까지 개정한다.
드론을 밤에 운영할 때는 구비해야 하는 장비 범위가 완화된다. 지금은 장비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기술 발전에 따라 최신 장비가 나와도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드론 이용자들이 최신 장비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마다 제각각인 동물병원 진료비는 명확하게 공개된다. 동물병원들은 다음 달부터 기본 진찰비, 입원비, 예방접종비, 검사 및 판독료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 책자, 인쇄물, 벽보 등에 공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출범 이후 이날 처음으로 열린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간 주례회동도 규제개혁에 초점이 모아졌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최근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계획을 신속하게 가시화할 수 있도록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고 현장 애로를 해소하는 방안을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더 과감한 규제 개혁을 주문했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산업계의 경쟁은 서울과 지방 간 경쟁이라기보다는 각 국가의 대도시 간 경쟁으로 봐야 한다”며 “큰 규모의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이나 수도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 등 10명은 이날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의 시설투자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반도체 등 사업의 시설투자 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의 경우 현행 6%에서 20%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8%에서 25%, 16%에서 3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