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2.42원 오른 L당 2001.01원이었다. 경유는 0.88원 올라 L당 2003.56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휘발유는 서울이 L당 2076.06원으로 최고가였고, 경유는 제주가 L당 2073.34원으로 가장 높았다.
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L당 2000원을 넘어선 것은 24일부터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유럽에서는 디젤 차량 수요가 여전히 높은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경유 공급이 제한되며 국제 경유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유 가격은 국제 가격에 따라 연동돼 움직인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며 지난달 국내 경유·휘발유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18.3% 감소했다. 지난달 경유·휘발유 소비량은 1735만5000배럴로 이달 3월과 비교해면 5.8% 줄었다. 휘발유 소비량은 563만9000배럴로 2018년 10월 이후 가장 적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외부 활동이 줄어든 2020년 3월(575만1000배럴)보다 적은 소비량이다.
이는 경제가 회복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외부 활동이 늘었지만 고유가에 소비자들이 기름 사용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월 유류세 인하폭 30% 추가 인하를 앞두고 기름 소비를 미뤄둔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의 유류 소비량이 줄면 재고 물량이 쌓여서 국제유가가 낮아지더라도 기존에 높은 국제유가가 반영된 재고가 소진되기 전까지 상당 기간 국내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