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규계약 전셋값, 갱신때보다 1억5000만원 비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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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권 쓴 전셋집 7월말 시장에 세입자 부담 더 늘어날 전망
“정부, 임대차법 보완 서둘러야”

같은 단지의 같은 면적 아파트여도 신규 계약 전세는 재계약 전세보다 보증금이 평균 1억5000만 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전셋집이 시장에 나오면 세입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가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5월 3일 기준)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11만1483건 중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이 동시에 확인된 거래 6781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신규 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6억7321만 원으로 갱신 계약의 평균 보증금 5억1861만 원보다 1억5460만 원 높았다. 거의 동일한 전셋집인데도 계약 형태에 따라 이중가격 현상이 나타난 것은 2020년 7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갱신권을 사용한 전세 계약은 임대료 인상이 5% 이내로 제한된 반면 신규 계약은 시세 수준으로 전셋값을 올릴 수 있었던 영향이 크다. 다만 이중가격 현상이 최근 점점 해소되는 분위기다. 갱신계약으로 그나마 저렴했던 가격대의 전셋집이 없어지며 이중가격 격차가 줄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m²의 전세 실거래(6건) 가격은 최저 9억9750만 원, 최고 12억 원으로 2억 원 정도 차이가 났다. 지난해 4월 전세 거래 19건(평균 9억6095만 원) 중 최저 7억6500만 원, 최고 12억5000만 원으로 가격 격차가 약 5억 원 벌어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되는 올해 7월 말부터는 갱신권을 사용한 전셋집이 신규 계약 형태로 시장에 나오면서 세입자 부담이 늘 것으로 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올해 3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6억3294만 원으로, 임대차법 시행 전인 2020년 7월 말 평균 4억6458만 원 대비 36.2%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그나마 갱신권을 사용한 전셋집 가격이 시세와 비교해 훨씬 낮았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률이 억제됐었다”며 “앞으로 두세 달 내로 전세시장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새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한 임대차법 보완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서울#신규계약#전셋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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