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전셋값 격차 6억…갈아타기, 文정부서 3배 어려워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7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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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6억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1억 원 후반 대였던 격차가 5년 새 급등한 것이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것뿐만 아니라 전세로 버티는 것조차 어려워지면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12억7722만 원)과 전세가격(6억7570만 원)의 차이는 6억152만 원으로 조사됐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약 6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에만 해도 평균 매매가격은 6억708만 원, 전세가격은 4억2619만 원으로 격차가 1억8090만 원 수준이었다. 불과 5년 만에 전세 세입자가 매매로 갈아타기 위해서 필요한 자금이 3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보다 빠른 속도로 오른 결과다. 2017년 5월 대비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0.4% 상승했고, 전세가는 58.5%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이 안정된 상태에서 매매가격이 급등한 것이 아니라 전세와 매매가 동시에 올랐음에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세입자들로서는 전세로도 살기 어렵고, 매매는 더욱 멀어져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거주 비용이 저렴한 한강이북(14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2017년 5월 한강이북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4억 5864만원)과 전세가격(3억5098만 원)의 차이는 1억766만 원이었다. 올해 4월에는 평균 매매가격 10억1128만 원, 전세가격 5억5846만 원으로 가격 차이가 4억5282만 원에 달했다. 5년 만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320.6% 상승했다는 뜻이다.

한강이남(11개 자치구)은 올해 4월 평균 매매가격(15억2548만 원)과 전세가격(7억8307만 원)의 차이가 7억4241만 원으로 2017년 5월(2억4325만 원) 대비 205.2%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7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전세 시장이 흔들리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전세의 월세화가 뚜렷해지는 것은 지난 5년 동안 이뤄진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의 결과”라며 “특히 올 여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전세 매물이 풀리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전세라는 주거 형태를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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