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플레이션 온다…車·조선·건설 ‘비상’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1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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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이 철강재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며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전방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수요 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자동차, 아파트 등으로 전가할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국내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차강판 가격 협상은 고객사마다 다른데 일반적으로 상·하반기 두번에 나눠 이뤄진다.

국내 철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근거로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업체에 t당 30만원 이상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t당 10만원 정도의 인상폭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t당 15만~20만원 수준을 인상하는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도 인상폭이 적용되면 자동차강판 가격은 t당 130만~140만원으로 치솟는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또 한번 자동차 판매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기아의 경우 연간 공급받는 차강판 물량은 대략 700만t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t당 15만원만 올라가도 1조원 이상의 원가가 더 올라가는 셈이다. 현대차, 기아로서는 대규모의 적자를 떠안을 수 없기에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조선업계 또한 철강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후판 가격 상승으로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던 조선사들은 올해는 기필코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철강사들은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후판 가격을 상반기 t당 10만원, 하반기 t당 40만원 올렸다.

철강사들은 차강판과 같이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판 가격 협상도 차강판과 같이 상·하반기 나눠 두차례 진행된다. 하지만 매번 양측이 인상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협상이 제때 마무리된 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협상은 이달 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t당 10만원선에서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설업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철근 가격 때문에 비상이다. 이달 기준 철근 가격은 t당 7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3월 t당 42만원과 비교하면 70% 이상 급등했다. 건설자재 가격은 전체 공사비에서 약 30% 가량을 차지한다. 자재 비용이 급등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현장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자동차, 가전 등 강재가 쓰이는 모든 제품에서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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